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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핵심가치로 4년, 구광모 회장...‘+경험’ LG 미래 승부수
내일 회장 취임 4주년, 구회장의 광폭행보와 과제
‘선택과 집중’ 과감한 AI 베팅
바이오 혁신투자·전장사업 강화
모바일 등 부진사업 신속 결단
구광모표 리더십 성과 주목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회장 취임 4주년을 맞는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타계로 2018년 그룹 경영의 전면에 뛰어들게 된 구광모 회장은 그간 미래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대대적 정비와 사업 분야 재편에 주력했다. 발빠른 결단으로 적자 사업을 걷어내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구 회장만의 경영 철학을 앞세운 ‘고객’과 ‘경험’을 전 그룹 내 계열사에 뿌리내리면서 LG만의 차별화된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선택과 집중’, 과감한 베팅과 신속한 결단=2018년 6월, 구광모호(號) 출범 이후 LG그룹은 주력사업에서부터 체질 변화에 나섰다. 미래 성장을 위해 공을 들여야 할 사업이 무엇인지, 경쟁력이 저하돼 정리해야 할 사업이 무엇인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회와 위협 요인을 내다보고, 선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및 인재 확보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사업 재편에 집중했다.

AI, 바이오, 클린테크,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힘을 실었다. LG AI연구원을 그룹 AI 연구 허브로 추진하며 인재 확보에 주력했고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결과물로 탄생했다. 그룹은 연구원을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 확보를 위해 향후 5년 간 3조6000억원을 기술개발에 쓸 예정이다.

바이오에도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LG화학을 중심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전략도 검토한다. 친환경 소재 중심의 클린테크 분야에도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장사업도 강화했다.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기업인 ZKW 인수에 이어 LG전자는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VS사업본부와 함께 전장에 더해 전기차 사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배터리 사업도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해 전기차 시대를 준비했다.

세계 10대 AI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 등을 비롯한 세계 석학 등 임원급 인재를 70명 이상 대거 영입하며 미래 성장의 발판도 마련했다. 이는 사업 효율화가 함께 이뤄졌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휴대폰 사업과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했고 연료전지 사업, 수처리 사업, 전자결제, 편광판 사업 등을 정리하거나 매각해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LX와의 친족분리를 인정하며 계열분리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주력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독립·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19년 그룹 주요 7개사 영업이익은 4조634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5조8708억원으로 3.5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약 30% 가량 증가했다.

▶고객에 경험 더한 ‘구광모표 리더십’ 성과 주목=구광모 회장 앞에 놓인 궁극적인 도전 과제는 고객과 경험을 결합한 새로운 LG 경영 철학의 안착이다. 고객은 구 회장이 지난 2019년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했다. 당시 구 회장은 구 회장은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한 순간에 사라진다”며 “LG가 나아갈 방향은 결국 고객에 있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레 그룹 경영의 중책을 맡은 그가 선대회장 사후 경영 방향에 대해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1990년 LG가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다.

2019년 고객가치 실천은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는 ‘경험’과 접목해 ‘고객경험’으로 완성시켜 새로운 LG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구성원들의 인식도 변화했고 LG어워즈를 통해 직원들의 고객경험 혁신 노력도 발굴하고 있다. 조직 체계도 고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상품기획 관련 조직 명칭을 모두 CX(고객경험)으로 바꿨다. 각 계열사들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고객 경험 플랫폼을 구축해 경영의 개선점을 찾았고 LG화학은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고객사 디지털 영업 플랫폼 LG켐온을 내놓기도 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부터 한달간의 계열사별 상반기 전략보고회의를 이끌고 있고, 이와 별도로 사장단 회의도 주재하는 등 최근 글로벌 물가상승과 수요둔화 등 대외 여건 악화 속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아직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AI와 전장사업에서도 성과를 내 본 궤도에도 올려놓아야 하는 것도 숙제로 꼽힌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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