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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연합 초계비행 실시…36t의 F-15K 순식간에 창공 솟구쳐
호국의 달 맞아 韓 단독·韓美 연합 초계비행
대구기지 출발 부산·세종·인천·강릉 상공 비행
공군 F-15K 전투기 편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편대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미 연합 초계비행을 통해 영공 방위 대비태세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했다. F-15K 편대가 세계 1위의 조선⋅해운 강국을 상징하는 거제도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도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국방부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지난 20일 오후 대구공군기지. 공군 11전투비행단 102대대가 운용중인 F-15K전투기 4대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국의 달을 맞아 한국군 단독 및 한미 연합 초계비행에 나서기 위한 마지막 점검을 앞두고 있었다.

공군은 전투기들이 우리 영토 내 주요 전적지 상공을 돌며 호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대구 공군기지는 6·25전쟁 당시 우리 공군이 최초로 출격에 나선 장소이기도 하다.

비행은 20일 우리 공군 단독, 21일에는 한미 연합 방식으로 이틀에 걸쳐 실시됐다.

비행에는 국방부 출입기자단 가운데 4명이 선발돼 참여했다.

한미 연합 초계비행에 취재진이 동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의 연합 방위태세를 보여주고 유사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란 대북 경고메시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비행 첫날인 20일 김태욱(공군 준장) 11전투비행단장이 직접 F-15K편대기 후방석에 앉아 지휘했다.

장성이 직접 초계비행을 이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단장은 “조종사들도 국토의 주요 격전지들을 공중에서 이렇게 답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굉장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행경로는 대구기지→포항·울산→부산 거제도 일대→합천 해인사 일대→세종→평택→인천 월미도→강릉→대구기지로 이어졌다.

F-15K 조종석은 앞뒤 2열 복좌 구조로 돼있는데 취재진은 후방석에 동승했다.

관제사의 이륙 사인이 떨어지자 F-15K 엔진이 굉음을 쏟아냈고 36.7t(최대이륙중량 기준)에 달하는 육중한 기체가 활주로를 빠르게 내달리다 순식간에 창공으로 솟구쳤다.

대구기지를 떠난지 불과 6분 만에 포항 상공에 진입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의 상징인 울산공단과 포항제철 일대를 지났다.

공군은 고물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 세계적 경기침체 및 미국발 금리인상 등 복합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음을 국민적 차원에서 환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F-15K편대는 잠시 후 부산 상공에 돌입했다.

한류 해상관광 명소로 떠오른 광안대교를 비롯해 세계 8위 무역대국의 상징인 부산항이 편대 아래 펼쳐졌다.

부산신항을 지난 편대는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상공을 거쳐 거제도 조선소 위를 날았다.

이 일대가 비행경로에 포함된 데는 거제도수용소의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뜻도 녹아있다.

전투기 편대는 이어서 경남 합천 일대를 지나 정부종합청사가 위치한 세종시에 들어섰다.

특히 둘째 날 비행에선 세종시 일대에서 평택 구간까지 한미연합 초계비행이 실시됐다.

주한미군의 F-16 전투기 4대가 우리 공군 F-15K편대와 합류한 것이다.

강요한(공군 소령) 102비행대대 제1비행대장은 “대한민국 국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적이 도발하면 압도적인 힘으로 단호하게 제압하겠다”고 강조했다.

미 공군 F-16편대는 우리 공군 편대와 불과 수십m에서 100m 간격을 유지하며 팀워크를 과시했다.

편대 2번기를 조종한 박진응 대위는 “한미 공군이 평소 수시로 연합비행을 해온 덕에 이번과 같이 상호 근접 초계비행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편대기들은 잠시 뒤 평택에 이르렀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들러 글로벌 반도체공급망의 중심으로 다시 부각된 곳이기도 하다.

우리 측 편대는 둘째 날 비행에서 평택에서 기수를 동쪽으로 틀어 강원도로 향했다.

금세 원주를 지나 강릉 상공에 도달했다.

편대 3번기를 조종한 한승훈 대위는 “강릉은 6·25전쟁 당시 공군의 전진기지가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우리 공군은 북한군의 중부전선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유엔공군의 일원으로 역사적인 단독출격 작전을 펼쳤다.

편대는 다시 강릉 해안과 한반도의 등줄기인 태백산맥 준봉들을 거쳐 대구기지로 귀환했다.

이날 초계비행은 약 8000~1만 피트 안팎 상공에서 300~400노트의 순항속도로 진행됐다.

조종사들은 평상시엔 실전 상황에 대비해 3만 피트 이상 치솟고 급가속과 감속, 급선회기동(브레이크턴) 등 고난도 비행훈련을 한다.

고난도 비행훈련 과정에서 F-15K 파일럿은 중력의 약 6~9배(9G)에 달하는 압박을 견뎌내기도 한다.

강릉에서 대구기지로 돌아오는 길 취재진은 브레이크턴 등 일시적으로 고난도 비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약 십여 초 간 6~7G정도의 중력가속도 압박을 받았다.

자신의 몸무게의 6~7배 중량을 온몸으로 받아낸 것이다.

강한 압박에 숨이 막히고 뇌와 안구로 흐르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끊겨 시야와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했다.

그나마 비행복 위에 겹쳐 입은 ‘G-슈트’가 허벅지 등을 자동으로 강하게 압박해 하체로 쏠린 혈액이 상체로 정상적으로 순환할 수 있었다.

덕분에 취재진들은 기절하는 ‘블랙아웃’을 면할 수 있었다.

공군 F-15K 전투기 편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편대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미 연합 초계비행을 통해 영공 방위 대비태세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했다. 공군 F-15K와 미 공군 F-16 편대가 평택시 상공에서 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취재진의 비행은 끝났지만 조종사들의 임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부 조종사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유사시에 대비한 출격대기조로 편성됐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 군 조종사들은 평시 훈련 등 일정 이외에도 수시로 7분 대기, 30분 대기, 1시간 대기조 등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도 기지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정도”라며 “공군은 유사시 적의 주요 전략시설 등을 일시에 제압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비행 내내 우리 공군 편대기들은 약 20m의 폭으로 밀집대형을 이루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급선회와 고속비행을 이어갔다.

F-15K의 전폭이 13.5m인 점을 감안하면 겨우 전투기 한 대가 들어갈 정도의 좁은 간격으로 고기동을 펼친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오늘은 그나마 행사용 포메이션이어서 간격이 넓은 편”이라며 “평소 전술훈련 등을 펼칠 때에는 편대기 간 3m정도로 간격을 좁혀 나는 일도 다반사”라고 귀띔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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