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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 샤머닉 펑크”…악단광칠, 좌충우돌 북미투어
악기 도착하지 않아 시작부터 우여곡절
강력한 ‘음악의 힘’ 해외서도 폭발적 반응

“안녕하세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 한국말 인사가 울려 퍼졌다. ‘K-갓’을 쓴 멤버들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객석은 손을 높이 들어 환호했다. 무대가 “만세”를 외치면 객석도 “만세”라고 화답한다. 본격적인 무대는 ‘어차(Aucha)’로 시작됐다. 주술 같은 노랫말을 풀어낸 ‘음악의 힘’이 강력하다. 해외팬들은 황해도굿과 서도민요를 결합, 국악기로 록 사운드를 만드는 악단광칠의 음악을 ‘코리안 샤머닉 펑크’라고 부른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정가악회 유닛밴드로 결성된 악단광칠은 지난 9일부터 미국 시카고를 시작으로 캐나다까지, 북미 지역에서 2주간의 투어를 마치고 돌아왔다.

악단광칠의 현지 투어는 시작부터 일촉즉발 상황의 연속이었다. 김약대 악단광칠 단장은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경유 비행기를 놓쳐 공연 당일 새벽 5시에 도착했다”며 “악기를 포함한 모든 짐이 도착하지 않아 공연 초반에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악단광칠은 국내 못지 않게 해외에서도 탄탄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데뷔 1년 만에 2018년 주 앨살바도르 한국 대사관 초청으로 해외 무대에 처음으로 섰다. 이후 크고 작은 무대를 거쳐 2019년 세계 최대 월드뮤직 페스티벌로 꼽히는 워맥스(WOMEX·World Music Expo)에 초청,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팬데믹 중에도 2020년 뉴욕 글로벌 페스트 등 굵직한 음악 공연은 물론 전 세계에서 투어를 진행했다.

북미 투어의 반응도 뜨거웠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유튜브, SNS를 통해 악단광칠의 음악을 접한 해외팬들이 많아 낯설지 않게 다가섰고, 특히 공연에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곡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국악은 상당히 많은 장르를 가지고 있어요. 궁중의 연례와 제례음악, 종교음악, 민요, 판소리 등 다양하죠. 악단광칠이 베이스로 삼은 대형굿과 민요는 지금으로 치면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이 강한 장르라 받아들이는 것이 한국과 해외가 비슷하다고 느껴져요.”

악단광칠의 음악은 “보편적인 정서를 대중적 사운드에 담아내되, 그 사운드를 내는 악기가 국악기라는 점”(김약대 단장)이 큰 의미가 있다. 이들 스스로 “국악기와 국악의 창법에서 발현되는 소리야말로 우리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악단광칠은 물론 블랙스트링 이날치 해파리 등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밴드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때다. 김 단장은 “지금은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그로 인해 한국음악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보편적 국악, 요즘 사람들이 듣는 지금의 국악의 전제가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악단광칠 역시 새로운 길로 향해가는 신곡 작업에 한창이다. 국악계에서도 시도가 드문 황해도 굿과 서도민요를 결합, 다양한 도전을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유튜브에서 전 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은 ‘영정거리’가 수록된 1집 ‘악단광칠’, 팬데믹 시대의 위로와 희망을 노래한 2집 ‘인생 꽃 같네’에서 또 한 번 진화한 악단광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첫 앨범은 국악의 정체성을 부여하며 미지의 것에 대한 도전을 했다면, 2집은 그것을 보완해 조금 더 대중적인 언어를 구사하고 싶었던 앨범이었다”고 말했다.

“1, 2집은 팬들 사이에서도 내부적으로도 선호도 차이도 있었어요. 새로 작업하는 곡들은 1, 2집의 이슈를 넘어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소리가 무엇인지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어요. 악단광칠의 방향성은 언제나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쉽게 다가서고 현대인의 공감을 일으키는 음악을 만드는 데에 있어요.”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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