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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공모 뭣하러 했나"...용산 대통령실 새 명칭 무산에 여론 싸늘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가 14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의 새로운 명칭을 심의·선정하는 최종회의를 진행한 결과 집무실의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로 유지된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용산으로 이전한 새 대통령 집무실 명칭이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로 결정됐다. 대국민 공모와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쳤지만 기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공모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4월 중순부터 한 달간 대국민 공모를 통해 최종 후보군 5건을 선정했으나 '국민적 공감대' 부족 등을 이유로 결국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최종 회의를 열고 두 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인 결과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약 3만 건의 응모작을 접수받고,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 등 5건을 최종 후보로 추린 바 있다. 지난 3~9일 실시한 국민 선호도 조사에서는 ‘이태원로22’가 32.1%의 득표율로 1위를, ‘국민청사’가 28.1%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후보군 모두 다수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선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각각의 명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할 때 5개 후보작 모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연합]

대통령실은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이태원로22’의 경우 덤덤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대통령실 이름으로 쓰기엔 가벼운 느낌이 들고, 영국 총리실 ‘다우닝가 10번지’를 차용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또 ‘국민청사’에 대해서는 부르기 쉽고 친근하지만, 과거 중국 국민당이 사용하던 청사 같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집’은 당명과 비슷해 비판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민음청사’ ‘바른누리’도 각각 출판사 이름, 특정 정당 이름이 연상 된다는 이유로 선택되지 않았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60 여 년간 사용한 ‘청와대’ 사례에 비춰 볼 때, 성급하게 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며 “최종 당선작은 없지만 공모와 선호도 조사에 참여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10일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공모한 이름이 다 마음에 안 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를 통해 이름이 채택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결국 대통령실 마음대로 결정할 거면 공모를 왜 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명칭은 앞으로 오랜 시간 나라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는 만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한 번 정하면 다시 바꾸기도 어렵고, 정권이 바뀌어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하기에 이런 것들을 고려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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