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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쪽으로 전락한 미주정상회의…반미3국 배제에 멕시코 '보이콧'
바이든 "독재자 초청 안 돼"…쿠바·니카라과·베네수엘라 제외 확인
중남미 지역 이민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국경을 넘기 전 멕시코 치아파스주 타파출라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이 28년 만에 개최하는 미주(美洲) 정상회의가 일부 국가들의 참석 제외와 불참으로 반쪽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사이 정작 뒷마당은 신경 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미주 정상회의는 6일(현지 시간) 장관급 회담 등을 거쳐 8일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평등한 미래 건설'을 주제로 10일까지 이어진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중남미 반미(反美) 3개국인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정상을 독재자라는 이유로 초청 대상에서 최종 제외했다.

이에 반발한 멕시코 대통령도 불참을 선언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EPA]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를 초청하지 않았다는 보도와 관련, "독재자들이 초청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원칙적인 입장"이라면서 이를 확인했다.

그는 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의 결정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사전에 이를 인지했다고 전한 뒤 "멕시코 대통령은 7월에 양자(회담을 위해) 방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초청된 3개국에 대해 "민주 정부의 사례가 아니다"고 지적한 뒤 멕시코 대통령의 불참 결정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든 미주 국가가 초청된 것이 아니어서 난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이 대리 참석할 것이라며, 자신은 대신 오는 7월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주정상회의는 미주 대륙 35개국이 3∼4년에 한 번씩 모이는 자리로, 미국은 1994년 1차 회의 이후 28년 만에 개최국이 됐다.

미국은 지난 4월 말부터 이번 회의에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3국의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그동안은 초청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답을 미뤄왔다.

이들 3국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들로, 비민주적인 조치와 인권 탄압 등으로 미국 등 서구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중도좌파 성향의 멕시코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미국이 쿠바 등을 초청하지 않으면 자신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멕시코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이던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도 지난 4일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와 일부 카리브해 국가 정상들도 미국이 일부 국가를 초청하지 않을 경우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미국의 검찰총장 제재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까지 참석을 확정한 중남미 정상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정상 등이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이날 최소 23명의 정부 수반이 참석하는 등 기구 및 옵서버를 비롯해 68곳에서 대표단이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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