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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치열해진 왕좌의 게임 ‘반도체 전쟁’외

▶반도체 전쟁(최낙섭 지음,한울)=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의 60%를 공급하는 반도체 강국이지만 각국의 치열한 기술 경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현재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전쟁을 미중갈등의 측면에서 분석한 책은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안보와 직결되는 반도체를 둘러싼 힘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중은 강력한 국가 주도로 반도체 자급자족,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면서 격돌하고 있다. 그 시작은 2018년 미국의 기술규제였다. 미국의 기술이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중국 기업으로 가는 것을 규제한 것인데, 노림수는 화웨이와 SMIC였다. 화웨이는 글로벌 5G 장비와 중국 제1의 반도체 설계업체 하이실리콘을 자회사로 두고, SMIC는 중국 파운드리 1위 업체이다. 이에 일단 중국의 로드맵엔 차질이 빚어졌다. SMIC는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극자외선)장비를 반입하지 못해 10나노(nm)이하를 생산하지 못하는 처지다. 반면 미국은 동맹 전략으로 대형 생산 시설 유치와 반도체 소재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자급자족이 가능한 가치 사슬을 만든다는 목표다. 여기에는 반도체 생산의 64%가 중국, 일본, 대만 등 지정학적으로 위험한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언제든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저자는 한국의 경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아직 보완해야 할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소재 장비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로츠키와 야생란(이장욱 지음, 창비)=가볍고 평이한 문장들이 이어지며 멀리까지 닿는 깊이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장욱의 네 번째 소설집. 이번 작품집은 이곳을 떠나 영원의 세계로 간 이들과 여기에 남아 지나간 시간들을 기억하며 떠나간 이들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부재하지만 처절한 아픔보다는 아련함으로 떠난 자를 기억하며 땅에 매달려 살아가는 자의 얘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표제작 ‘트로츠키와 야생란’의 화자는 너의 추억이 담긴 러시아에 혼자 도착한다. 과거 둘은 추억의 장소에 혼자 찾아오는 일은 없도록 약속했지만 그 장소에서 나는 너의 없음을 생생하게 실감한다. 모함으로 조직에서 쫒겨나 힘들어 산에 올라갔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식물인간이 된 너를 대신해 복수를 감행하지만 나는 두려움에 러시아로 도망치고 트로츠키라는 남자를 만나 호수 안의 섬에 머문다.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해 섬을 나서지만 호수가 꽁꽁 얼어붙어 고립되고 만다. ‘잠수종과 독’은 떠난 연인인 현우를 그리워하는 의사 공의 이야기. 주목 받는 사진 작가인 현우는 인터뷰 장소로 향하던 중 불타는 건물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다급히 핸들을 돌리다 사고를 당한다. 방화범은 분신을 시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실려와 공의 환자가 된다. 환자에 대한 책임과 현우의 죽음에 대한 간접적 원인 제공자에 대한 분노 사이에서 공은 주사기를 든다. 작가는 왜 이렇게 고집스럽게 떠난 이를 기억하려고 할까? 작가는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 만은 아닌, 죽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는 소설을 쓰는 일이 그와 비슷하다고 했다.

▶위닝 컬러(이랑주 지음, 지와인)=영국 템스강의 한 다리를 녹색으로 칠한 다음부터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3분의 1로 줄었다는 건 잘 알려진 얘기다. 또한 한 마케팅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 중 85퍼센트가 어떤 제품을 다른 제품보다 선호하는 이유로 색을 꼽았다. 색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비주얼 전략가인 저자는 대규모 프랜차이즈부터 소규모 매장, 전통시장까지 20년 동안 수많은 매장과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색’ 전략을 소개한다. 우리는 수많은 색깔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색을 다뤄야 할 때는 막막함을 느낀다. 저자는 색이 인간이 내리는 의사 결정, 특히 소비 패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기본적인 내용만 알면 두려움 없이 색을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령 소비자들의 심박수를 높여 지갑을 열게 하려면 매장 입구에 채도가 높은 밝고 경쾌한 컬러 두 가지 정도를 배합해 시선을 끄는 게 중요하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첫 화면에 보이는 메인 배너에는 항상 밝고 경쾌한 색을 배치하는 게 좋다. 컵의 색에 따라 커피맛도 달라진다. 옥스포드대 실험에 따르면 라테의 경우 컵의 색에 따라 쓴맛이 달라졌다. 실험 결과 파란 색 컵에 담긴 라테가 가장 달콤하다고 반응했으며, 흰색 컵에서 쓴맛을 가장 많이 느꼈다. 투명한 유리컵에 마셨을 때는 향을 더 강하게 느꼈다. 시즌 컬러를 쓸 때는 한 공간, 한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여섯 번 정도는 컬러를 볼 수 있어야 머릿 속에 인지된다는 점도 포인트. 과학적 데이터와 저자가 직접 변화를 만들어낸 사례들이 들어있어 색과 심리,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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