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검은 맥주엔 브라우니?” 요즘 인기인 깔맞춤[식탐]   
‘홈술’ 따라 맥주도 푸드 페어링 즐겨
가장 쉬운 방법은 맥주 색깔에 맞추기
진한 풍미의 수제 맥주도 페어링 주목
라면+맥주, 치킨+맥주 등 푸드 페어링 전용 맥주도 등장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가장 손쉬운 방법은 맥주 색깔에 안주를 맞추는 것이에요”

맥주계의 전설로 불리우는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가 했던 말이다. 그는 맥주에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조합)’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유명한 맥주 양조사(맥주 제조와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최근들어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 ‘짝짓기’가 퍼지고 있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의 확대로 ‘미식’ 트렌드가 맥주에도 나타난 것이다. 트렌드의 초기인 만큼 주목받는 페어링은 따라하기 쉬운 간편한 조합이다.

“깔맞춤 해보세요”…맥주 색에 맞춘 안주
[123rf]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홈술을 할 때는 여성과 남성 모두 안주에 신경을 쓰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로 떠올랐으나, ‘맥주엔 땅콩’ 또는 호프집에서 ‘아무거나’ 안주 메뉴를 골랐던 한국인에게는 페어링 푸드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개릿 올리버의 추천대로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일명 ‘깔맞춤(색깔 맞추기)’이다. 예를 들어 짙은 갈색의 맥주는 진한 갈색 커피가 들어간 빵이나, 초콜릿이 들어간 브라우니 등과 어울리는 식이다. 맥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맥주의 색은 맥아(싹 틔운 보리)를 강한 열에 오랫동안 구울수록 어두워진다. 태운 맥아를 활용해 짙은 색을 내는 스타우트류의 맥주는 커피나 초콜릿 등의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가 들어간 디저트와 어울린다. 또한 겨울 석화와도 궁합이 좋다. 아일랜드의 흑맥주 기네스가 성대한 굴 축제의 주요 후원사인 이유이기도 하다.

맛의 강도를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글로벌 공인 맥주 전문가 자격증(certified cicerone)을 보유한 김성원 제주맥주 마케팅교육 매니저는 “맥주도 하나의 음식처럼 다른 음식과의 마리아쥬(Mariage, 음식 궁합)’를 생각하며 먹는 것”이라며 ‘3C’로 요약되는 3 가지 팁을 소개했다. 먼저 새콤한 음식과 구수한 맥주의 조합처럼 서로 ▷대비되는 특징으로 강조하기(Contrast), 담백한 음식과 향기가 풍부한 맥주 조합처럼 서로 ▷보완재로 즐기기(Complement), 기름진 음식과 짭싸름한 맥주처럼 입안에서 남은 맛을 ▷깔끔하게 정리하기(Cleanse)의 방법이다. ‘강조하기’ 페어링의 예를 들면, 엠버 라거류의 맥주는 탄산이 풍부하고 맛이 상쾌하므로, 반대 성격을 가진 진한 치즈 맛의 피자나 햄버거, 프레즐 등과 어울린다.

[123rf]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 수제 맥주)는 라거(Lager,10도 이하의 저온에서 발효돼 가벼운 풍미와 청량감이 특징)보다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마셔야 한다는 것 또한 선입견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주맥주 관계자는 “크래프트 맥주는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만큼, 어울리는 음식 또한 매우 다양하다”며 “개릿올리버가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제주 위트 에일’은 감귤 향의 끝 맛이 제주도 향토 음식인 흑돼지구이나 방어회 등 묵직한 음식과 잘 맞고, ‘제주 거멍 에일’은 스테이크처럼 짙은 풍미의 고기요리와 어울린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맥주로 사랑받는 에일류(라거보다 맛과 향이 더 진함)를 보면, 이스트IPA(India Pale Ale, 홉을 많이 넣은 에일 맥주)는 균형감있는 쌉싸름함이 특징으로, 멕시칸 푸드나 떡볶이 등 매콤한 음식과 균형이 잘 맞는다. 위트 에일류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으로, 기름지고 묵직한 음식과 어울린다. 페일 에일류는 진하고 쌉쌀한 맛이 특징으로, 진한 맛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두루치기나 한치물회, 회무침 등 매운 맛이 제격이다.

“귀찮아요” 아예 짝짓기 맞춰준 맥주들
(왼쪽부터) 치얼스, 진라거, 불닭망고에일

아예 ‘짝짓기’를 맞춰서 나온 맥주 상품들도 있다. 푸드 페어링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푸드 페어링 전용 제품’의 등장이다. 치킨업체 BBQ와 손잡은 제주맥주는 상품명부터 치킨과 비어를 결합했다는 뜻의 ‘치얼스’를 내놓았다. 치킨의 기름진 맛을 맥주가 잡을 수 있도록 열대과일의 상큼함을 더했다. 교촌치킨 또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수제맥주 ‘치맥’을 선보였다.

오뚜기와 어메이징브루컴퍼니가 협업한 ‘진 라거’의 경우, 일본 사람들이 맥주를 라면과 함께 마시는 문화에서 착안, 라면에 어울리는 구수하고도 깊은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과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이 만든 ‘불닭망고에일’은 매콤한 불닭볶음 라면과 어울리도록 상큼달콤한 망고 원액을 첨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술에서도 미식 성향이 강해지면서 푸드 페어링은 새로운 상품들과 소비자가 찾아내는 조합을 통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