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정명지 투자정보팀장과 장효선 글로벌주식팀장을 버추얼 애널리스트로 개발해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삼성증권 제공]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버추얼 인플루엔서'를 넘어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등장했다. 실제 현업에서 활약 중인 인기 애널리스트를 복제해 만든 가상인간이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7일 삼성증권은 국내 최초로 버추얼 애널리스트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버추얼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이 애널리스트의 모습과 음성 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학습시켜 만든 가상인간으로, 텍스트만 입력하면 실제 애널리스트가 방송을 진행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투자정보를 전달해준다. 리서치센터의 투자 정보 제공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에게 맞춤형 분석 자료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AI 학습, 3D 기술 등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인간은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으나, 실제 현업에서 활약하는 애널리스트를 복제해 만든 가상인간을 투자정보 전달에 활용하는 것은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다.

삼성증권 버추얼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부터 국내외 시황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정명지 투자정보팀장을 복제해 만든 버추얼애널리스트가 진행하는 ‘리서치 하이라이트’가 대표적이다.매일 오후 3시 삼성증권이 발간하는 리포트 중 베스트 리포트를 선택, 이를 요약해 전달하고 있다. 이 방송은 4월 19일 첫 방송 이후 누적 조회수가 6만회에 달하는 등 고정 팬을 확보해가고 있다.

해외증시 투자자를 위해서는 장효선 글로벌주식팀장을 복제해 만든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미국주식 주간거래 체크포인트’ 등을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이 세계 최초로 출시해 독점 운영 중인 미국주식 주간거래 시장의 시황과 종목 관련 이슈를 매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에 정리해 소개하는 방송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버추얼 애널리스트를 AI휴먼전문기업 딥브레인과 함께 개발했다. 서울대 휴먼인터페이스 연구실과 공동 개발해 특허 받은 음성합성모델도 적용해 가상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정명지 팀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종목이나 시장연구, 기관고객 세미나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에도 버추얼 애널리스트를 통해 시의적절한 유튜브 방송을 할 수 있게 돼 리서치 효율과 고객만족도를 모두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애널리스트 콘텐츠를 시작으로 디지털 부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고객들 개인마다 제공하는 맞춤형 분석 자료도 가상인간을 통해 제작한 영상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국내 증권업계도 가상현실을 활용한 사업과 마케팅 차별화를 고심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금융업계 최초로 가상현실(VR) 촬영이 가능한 버추얼 스튜디오를 도입해 시각특수 효과를 살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메타버스 지점인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월드’를 오픈했고, 최근 개최한 리서치포럼에서는 ‘AI 앵커’가 등장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NH투자증권 메타버스’를 업계 최초로 오픈해 MZ세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메타버스를 통한 AI 투자 상담 등의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증권은 버추얼 애널리스트 외에도 107만 구독자를 보유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 들어 단순 시황 방송을 넘어 ‘워코노미’, ‘MBTI 투자 토크쇼’, ‘투자동화’, ‘보캐노믹스 & 밈글리쉬’ 등 MZ세대의 취향을 저녁하는 비시황 콘텐츠도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중 35세 미만의 MZ세대는 지난해 말 19%에서 지난달 말 40%까지 상승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의 월간이용자(MAU)는 같은 기간 52만5000명에서 72만4000명으로 증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