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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부터 5060까지…‘아트쇼핑’ 붐 왔다
15일까지 열리는 ‘아트부산2022’
MZ세대부터 5060 컬렉터까지 집결
피카소ㆍ호크니 등 곳곳이 포토존
김희수ㆍ이희준 등 젊은 작가 인기
다양한 연령대로 미술품 투자 확대
지난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열리고 있는 아트부산2022는 현재 미술시장의 열기와 엔데믹 분위기를 반영해 다양한 연령대의 미술 애호가들이 모이고 있다. 갤러리 애프터눈에서 나온 ‘포스트 박수근’ 김희수 작가의 작품들은 오픈 첫날 불과 세 시간 만에 121점이 모두 팔렸다. [사진=고승희 기자]

[헤럴드경제(부산)=고승희 기자] “앞에 분들이 너무 오래 고르시네요.”

지난 12일 오전 11시 ‘아트부산 2022’의 VVIP 관람이 시작되자, 갤러리 애프터눈 부스 앞으로 오픈런이 시작됐다. 긴 기다림에 지친 관람객들의 호소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열어 올해 처음 ‘아트부산’에 참가한 이곳에선 1984년생 작가 김희수의 작품을 선보였다. 김아미 갤러리 애프터눈 대표는 “오픈과 함께 VVIP들이 2시간 30분 동안 줄을 섰다”며 “3040 컬렉터들이 많이 방문해 모두 사갔다”고 말했다.

‘포스트 박수근’으로 불리는 김희수 작가의 작품들은 불과 3시간 만에 121점이 모두 팔렸다. 한 작품당 50만원인 드로잉 100점, 호당 30만원에서 시작하는 캔버스 21점으로, 갤러리 애프터눈은 총 2억원이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유화처럼 여러 겹으로 레이어를 만들어 깊이감을 준 김희수 작가의 작품은 사람들이 보자마자 좋아한다”며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 올해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트부산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RM픽’으로도 알려져 인기가 많은 작가”라고 귀띔했다. 오픈 첫날엔 배우 박서준도 이곳을 다녀갔다.

엔데믹과 맞물린 첫 아트페어인 제11회 ‘아트부산’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은 미술계 호황과 맞물려 MZ세대부터 5060세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미술 애호가들이 집결했다.

아트부산 2022에서 가장 큰 작품인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풍경’은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인기 포토존이 됐다. [사진=고승희 기자]

■ 최고가 50억원 피카소부터 MZ작가들까지…곳곳이 포토존

‘아트부산2022’는 VVIP 오픈을 먼저 시작한 12일 오전 시간대는 다소 여유로운 관람이 시작됐으나, VIP 관람이 시작된 같은 날 오후 2시 이후로는 입장을 위한 긴 줄이 십여 미터로 늘어서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아트부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VIP 입장 시간대엔 줄이 늘어서고 있다”며 “특히나 올해에는 코로나19가 끝이 나는 분위기가 어우러져 더 마음 편히 현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구매력을 갖춘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찾는 만큼 주최 측에서도 ‘매출 확대’라는 아트페어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커다란 행사장을 여유롭게 관람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라운지를 뒀다. 전시장 중간 지점에 놓인 기다란 벤치도 ‘아트 쇼핑’에 지친 관람객들의 쉼터였다. 특히 아트부산의 VIP 공식 파트너인 어퍼하우스(Upper House)가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 ‘장 프루베(Jean Prouvé) 하우스’를 VIP 라운지에 현대식으로 오마주했다. 라운지는 무려 554sqm, 170평에 달하는 긴 공간으로, 장 프루베 하우스를 통과하면 아트페어 현장이 아닌 야외 테라스에 앉아있는 기분을 마주하게 한다. 이 라운지는 무려 4억원을 들여 제작됐다.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은 “작품을 관람하다가 이 공간에서 차와 샴페인을 마시며 편안히 쉬고, 다시 작품을 고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라운지를 통해 아트페어 현장에 머물 수 있는 체류시간을 늘려 더 많은 작품을 관람하고, 다양한 현장 분위기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아트페어 [연합]

올해 아트부산은 특히 볼거리가 많았다. 21개국에서 133개 갤러리가 참가하고, 다양한 작품이 나왔다. 50억원에 달하는 피카소의 회화, 40억원 대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이 등장을 예고해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작을 들고 나온 미국 그레이 갤러리는 아트부산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유명 대작이 많은 만큼 아트부산의 부스 곳곳이 SNS를 위한 ‘포토존’이 됐다. 특히 이번 아트부산에서 가장 큰 작품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풍경’(2018)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 ‘핫플레이스’였다.

국내 갤러리들도 기존 아트페어에선 볼 수 없던 많은 작품을 꺼내왔다.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부터 하종현, 유영국, 양혜규까지 선보였다. VIP 오픈 첫날 이미 하종현, 우고 론디노네, 다니엘 보이드, 양혜규, 유영국 등 다수 작가의 작품들이 줄줄이 팔려나갔다. 학고재갤러리는 13억원 짜리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인터넷 드웰러’(1994)를,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을, PKM은 서승원을 선보였다. 특히 이들 갤러리는 아트부산에서 가장 큰 부스(160㎡)로 참여했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젊은 작가들도 대거 등장해 눈도장을 찍었다. 갤러리 애프터눈의 김희수 작가를 비롯해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1988년생 작가 이희준도 인기였다. VIP 프리뷰 첫날 4000~5000만원대의 ‘청동여자상’이 팔렸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작가의 크고 작은 회화들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2022 부산국제아트페어 [연합]

■ 엔데믹·호황 맞은 미술시장 열기 반영

‘아트부산 2022’ 현장은 역대 최대 호황기를 맞은 미술시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재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1조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술시장은 9157억원 규모로 성장, 올해에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이중 아트페어 매출은 1543억원이다.

미술계에선 코로나19 이후 보상소비와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투자처 발굴, 이건희 컬렉션과 방탄소년단 RM 등의 인기 스타들을 통한 미술에 대한 관심 증가가 현재의 호황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아트페어를 포함해 미술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호황인 것은 코로나19 이후 자산 시장의 쏠림 현상이 생기며 시대적으로 새로운 투자처로 미술이 주목받고 있고, 조각투자 NFT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소장에 적극적인 미술작품과도 잘 맞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다른 투자에 비해 미술품 투자가 안전하고 수익도 높다는 인식이 크다. 국내 한 경매사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은 부담이 높고, 주식이나 코인은 위험부담이 크고, 예적금은 이자율이 낮은 반면 미술품은 안전하면서도 수익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트페어 현장에서도 젊은 컬렉터들은 고민 없이 점 찍어둔 작가의 작품을 쓸어가거나,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아트부산 2022’에 참가한 한 갤러리 관계자는 “MZ 투자자들은 명품보다 미술품이 가치 있는 투자라고 느껴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거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신진작가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5060 세대 이상의 소위 ‘회장님 컬렉터’들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국내 거장 작가들의 작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손영희 이사장은 “MZ세대가 미술시장에 몰린다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아트부산이 처음이었다”며 “지난해부터 미술시장이 호황을 이루며 젊은 애호가 층이 많들어졌고, 특정 계층을 넘어 일반 대중으로까지 미술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이 아트부산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까지 이어질 아트부산은 역대 최고 매출과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주년 당시 관람객 8만명, 판매액 350억원을 기록한 아트부산은 올해에는 두 배에 달하는 매출 600억원, 방문객 10만 명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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