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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난 과일 외과의사" 佛의대생, 수술영상 '이유있는 광클'
프랑스 의대생 로빈 공세(왼쪽)가 파인애플을 활용해 수술을 하는 모습 [틱톡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프랑스의 한 의대생이 채소나 과일을 '환자'로 내세워 의인화한 수술 영상이 화제다. 자칭 '과일 외과의사'라 칭하는 이 학생의 수술 해설 영상은 최고 640만회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앵'과 '르 피가로' 등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수술 영상을 올리는 주인공은 그르노블 대학 6학년에 재학 중인 의대생 로빈 공세(25)다.

망고 '줄리안'의 피부 농양 제거 수술 모습 [틱톡 캡처]

로빈은 소셜미디어 틱톡 계정을 'fruitrurgien(과일 외과의사)'로 만들고, 과일과 채소 수술 영상을 다수 올리고 있다. 현재 팔로워수는 40만명에 육박한다.

로빈이 틱톡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20년 봄, 코로나19로 도시가 락다운(전면봉쇄) 될 무렵이었다. 로빈은 당시 소아과에서 인턴을 할 예정이었지만, 락다운으로 집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외출이 전면 제한됐다.

망고 '줄리안'의 피부 농양 제거 수술 모습 [틱톡 캡처]

현장에서 환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로빈은 수술을 그리워하며 집에 있는 과일을 사용해 봉합수술 연습을 시작했다. 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틱톡으로 공유하면서 '과일 외과의사'가 탄생하게 된 것.

로빈의 동영상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줄리안'이라 이름 붙인 망고의 피부 농양 수술이다. 그는 피부 농양으로 부풀어진 망고를 가정하고, 외과의사가 실제로 수술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연했다.

영상을 보면, 로빈은 먼저 '줄리안'의 껍질에 환부를 표시하고 피부를 절개한다. 절개를 마치자 '체내'의 종양이 분출되고 이어 식염수로 환부를 꼼꼼히 씻어낸다. 그런 뒤 환부에 거즈를 넣어 남은 종양을 제거한다. 이때 로빈은 수술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의미심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 긴박함을 더한다.

건전지를 삼킨 버터넛 '쿠엔틴' 수술 모습 [틱톡 캡처]

영상 속의 로빈은 파란색 수술복을 입고 의료용 장갑을 낀 채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대 위엔 의료용 메스와 가위, 집게 등 다양한 의료기구가 보이면서 실제 수술을 연상케 한다. 특히 망고에는 환자의 불안한 모습을 투영한 듯한 눈과 입을 그려 넣어 공감대를 높인다.

이 밖에도 파인애플, 오렌지, 수박, 가지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활용한 수술 해설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저마다 이름 등 개인정보와 병력을 가져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스케이트보드에서 넘어져 골정상을 입은 바나나 '사이몬', 건전지를 삼켜버린 버터넛 '쿠엔틴', 긴급 제왕절개를 하게 된 오렌지 '마리' 등의 식이다.

로빈은 "동영상 제작에 1~4시간 가량 걸린다"며 "작은 과일이나 스파게티 등 다른 식품을 활용해 장기(臟器)와 유사하게, 가능한 한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로 시작한 수술 영상이지만 최근엔 교육 콘텐츠로도 인정 받고 있다. 로빈이 올린 영상은 의료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르노블 대학 교수는 그의 영상을 산부인과 학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로빈의 영상은 의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수술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나 의학도가 되고 싶은 젊은이들은 로빈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환자들은 로빈의 영상을 통해 수술 내용을 이해한 뒤 안심한 상태에서 수술에 임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 로빈의 영상은 눈에 띄게 줄었다. 로빈은 "수술 영상은 조회수나 구독자가 목표가 아니라 재미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선순위는 의사이지 영상 제작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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