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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구성·사개특위… 후반기 국회도 ‘암운’ [정치쫌!]
법사위원장직 두고 여야 ‘극한대치’ 재부상
민주 “합의, 원점 재논의”·국힘 “의장 내놓으라”
사개특위 구성 놓고도 국힘 ‘명단 안내’ 갈등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검찰 수사권 분리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국회가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또한번의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상원 역할을 담당하는 법사위원장직을 두고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그러려면 의장직을 내놓으라’고 맞받았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법률 심의기구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서도 여야는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 시작되는 후반기 국회엔 시작도 전부터 ‘먹구름’이 끼고 있다.

▶여야, 법사위원장 직 전쟁=21대 후반기 국회가 또한번의 몸살을 앓을 태세다. 전반기 국회의 핵심 아젠다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였다면 후반기 국회는 상임위 구성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다수 의석을 점한 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과, 대선에서는 이겼으나 의회권력을 확보치 못한 국민의힘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인사청문회를 치른 민주당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란 판단을 내놨고,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총리 부재 상태에서 출범이 불가피해졌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 역시 순탄치 않았다. 당시 코로나19 초기 상황에서 민주당은 예상을 깨고 압도적 표차로 180석에 이르는 승리를 기록했고, 당시에도 법사위원장직은 논란의 핵심이었다. 국민의힘은 여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직은 야당이 맡는 것이 관례라고 주장하며 ‘법사위원장을 주지 않으면 나머지 상임위원장직 한석도 가지지 않겠다’고 선언·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결국 17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독식 했다.

지난해 7월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합의한 합의문.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직은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표기돼 있다. 민주당은 윤호중 당시 원내대표의 ‘월권’이었다고 주장하나, 국민의힘은 노골적 합의파기라고 주장했다. [국회]

이후 지난해 7월 여야는 법사위장직은 민주당이 갖되 민주당 18개 상임위장직 가운데 7개를 국민의힘이 맡도록 하는 중재안에 서명했다. 당시 원내대표는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각각 합의문에 서명했다. 문제는 윤 원내대표가 사실상 다음 원내대표가 담당해야하는 ‘원구성 방안’까지 규정지은 것이 화근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합의문 2항에서 ‘차기 법사위원장직은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합의했고, 당시에도 이 조항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정의당 이은주 신임 원내대표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이 당초 합의문을 파기하고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눈에 뵈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원점 재논의’를 꺼내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왜 이러나 싶다. 국회 운영의 틀을 깨려고 하는 거 같은데, 민주당이 왜 이렇게 무리수를 자꾸 두나는 생각이 든다”며 “입법 독주를 계속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법사위 강탈이라고 한다면 또 다시 국민들이 거세게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후반기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원점에서 시작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지난해 합의를 지킬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내 줄 수 없다고 밝힌 뒤, 6일에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 관련 입장을 재확인 했다. 후반기 원구성이 전쟁을 방불케 할 극한대치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연합]

▶대선 패배 민주 ‘사즉생’·소수 국힘 “의장직 내놔”= 민주당이 지난해 7월 합의한 원구성 합의를 파기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법사위원장직에 목을 메는 이유는 법사위원장직이 없을 경우 국회 과반(168석) 의석수가 사실상 무의미 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검수완박법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은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기에 관련법안 상정 및 본회의 부의, 안건조정위 구성 등에서 국민의힘을 합법적으로 ‘패싱’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이 가질 경우 다수의석은 무용지물이 되게 된다.

특히 검수완박 후속 입법 작업이 진행될 사개특위 역시 법사위원장 직이 국민의힘에 넘어갈 경우 제대로 된 후속 입법이 난항을 겪게 된다. 중대범죄 수사청이 설치가 되지 않을 경우 경제·부패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검찰이 가지게 된다. 민주당이 중수청 설치를 위한 사개특위 구성에 사활을 거는 이유 역시 검찰이 가진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한 보완 입법이 마무리 돼야 ‘검수완박’ 시나리오가 완료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함께 제1당인 민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직을 빼앗길 수 없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을 동시에 차지한다는 건 정말 독선이자 뻔뻔스러움의 극치”라며 “동네 반상회도 이렇게 운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국민의 동의를 못 받은 검수완박 악법의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우리 당을 비판하더니 국민에게 박수받은 원구성 협상을 파기한다. 자기기만이자 민심 역주행”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인 유상범(오른쪽), 박형수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퇴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장 자리는 원래 다수당이 차지하는 것이 지금까지 국회 관례였다. 다수당은 국회의장, 소수당은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가 이어져왔다”며 “굳이 법사위원장직을 차지하겠다면 국회의장 자리를 양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해 7월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을 의석수를 반영해 11대7로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했다. 여야 모두 다른 상임위원장직을 제쳐놓고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 것은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 때문이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는 법안이 헌법 등 다른 법과 충돌하지 않는지, 자구가 적절한지 등을 살펴보는 절차다. 하지만 ‘더 완벽한 법안’을 만들라는 취지와는 달리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해왔다.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또다시 법사위원장직이 핵심 이슈로 급부상한 이유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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