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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길 반대는 이재명에 대한 선제타격?’…민주 계파갈등 실체는 [정치쫌!]
민주 서울시장 경선, 송영길·박주민·김진애 3파전 확정
宋·朴 컷오프→비대위 뒤집기 과정에서 계파갈등 논란
‘8월 사활 건 당권경쟁 앞두고 계파 간 전초전’ 분석도
“서울시장 선거 조직, 그대로 전당대회 조직 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두팔로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송영길·박주민·김진애 예비후보의 ‘3파전’으로 최종 확정된 가운데, 결과적으로 ‘상처만 남긴 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영길 전 대표 출마에 대한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집단 반발, 당 전략공천위원회의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결정 사전 유출, 이를 뒤집은 비상대책위원회의 판단, 추가 후보군 영입 실패까지 공천 과정 내내 내홍이 끊이지 않았고, ‘계파 갈등’ 논란까지 표면화했기 때문이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서울시장 경선뿐 아니라 당내 모든 경선과 경쟁 과정에 있는 갈등이 계파의 시각으로 재단돼서는 안 되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지방선거 이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가 다가오는 만큼, 계파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당내 서울시장 공천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본인 컷오프 결정에 “이재명 반대 의미”…계파 논란 불지핀 송영길=계파 갈등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건 당 전략공천위의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결정이 비상대책위로 넘어오기도 전에 외부에 유출되면서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컷오프 결정을 두고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규정했다. “당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설명이다.

즉, 대선 패배 책임을 이유로 자신을 반대하는 것은, 대선 패배 장본인인 이재명 고문의 8월 전당대회에 출마 등을 견제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 고문의 측근그룹인 ‘7인회’의 좌장 정성호 의원도 송 전 대표 컷오프 소식이 전해진 뒤 SNS에서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라며 “이런 작태들을 용납하는건 너무나 비겁한 일”이라고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김남국 의원과 함께 지난달 말 경북 영천 은해사에 머물던 송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지방선거 역할론을 요청하며 ‘명심(明心)’이 송 전 대표에게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한 바 있다.

당초 송 전 대표 출마를 비판해온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까지 페이스북에서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해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지도부에서조차 송 전 대표 컷오프 결정을 ‘계파 공천’이라고 규정해버렸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컷오프 결정을 뒤집은 후 SNS에서 “결정 과정에서 ‘계파 공천’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계파 논란은 이미 숨길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된 대선 낙선 인사 중 교통사고로 숨진 민주당 평택을 여성위원장 A씨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이원욱 “수용할 수 없는 모욕”…조응천 “宋, 왜 이재명 뒤에 숨나”=반면,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결정의 책임자인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은 이 같은 계파갈등 지적에 강력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그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한다”며 “저는 ‘명낙대전’으로 흔히 표현되는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이번 결정의 책임자로서 오직 지방선거 승리만을 기준으로 제 정치적 양심과 의원직,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계파적 결정이 아닌 것을 계파공천이라 하는 것은 오히려 계파적 시각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닐런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이재명에 대한 선제타격’ 발언이 나온 21일에도 SNS에서 “당 대표까지 한 분이 자신의 이름보다는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거론하며 ‘이재명에 반대하기 위한 공천’이란 명분을 쌓는 상황이 너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컷오프 결정은 계파와는 관련 없는 종합적 판단의 결과인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재명 고문을 끌어들여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는 반박이다.

비상대책위원을 맡고 있는 조응천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를 두고 “왜 이재명 고문 뒤에 숨어서 하려고 하나. 굉장히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이 고문을) 등에 업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도, 반대로 이재명을 공격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도 다 온당치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구의 한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서울 민심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참신한 인사에게 전략공천을 제안해도 수락할까 말까인데, 송 전 대표와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하면 누가 참여하겠느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계파논란 배경엔 ‘8월 전당대회’…서울 원팀 ‘불투명’ 우려도=이번 서울시장 공천에서 계파갈등이 실재했든 아니든 계파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당 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가 있다.

새 당 대표는 2년 뒤 치러질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다보니, 당권을 장악하고 새판을 짜려는 이재명계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친문 등 반이재명계 간 사활을 건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전초전 아니냐는 해석이다. 만약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엔 현 비대위가 총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당 일각에선 서울시장 선거 조직이 그대로 8월 전당대회 조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계파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송 전 대표를 둘러싼 내홍의 본질이 계파갈등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번 내홍은 결국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서울은 작년 4.7재보궐선거에서의 참패(18%포인트 차) 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3월 9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거의 5%포인트 차로 패배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서울 지역구 의원들 상당수가 송 전 대표 출마를 비판해온 만큼 송 전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된다면 ‘온전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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