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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일 넘긴 마이데이터…건강 등 비금융 분야 ‘아직 목마르다’
국민적 관심 높고 수요도 많은데
진료데이터 최대 120만명 제한
혁신적 융복합 서비스 창출 한계
123rf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이달 14일로 시행 100일을 맞았다. 기존 스크래핑 방식에서 오픈API로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정보량, 속도, 보안 측면에서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종 데이터 결합 등이 더뎌지면서 혁신 서비스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데이터 사업인 마이데이터는 올 1월 5일 본격 출항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추천해주는 게 골자다. 출시 초기 정보제공 기관과 마이데이터 사업자 사이 불협화음이 드러나고 개인정보 유출과 정보전송 오류 등이 불거져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100일의 시간 동안 마이데이터는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신용정보원이 지난달 14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마이데이터는 누적 가입자 2256만명(가입중복 집계)을 달성했고 시장에 41개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본허가를 받은 업체도 56개를 넘겼다. 금융위는 이달 들어 마이데이터 심사·관리 체계도 정교화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에 대한 심층적인 심사와 컨설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두고 심사하고, 허가 이후에도 소비자 정보보호 체계, 사업 계획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 서비스로 경쟁하기보다는 마케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 100일을 넘긴 마이데이터의 과제가 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자산관리와 신용평가를 필두로 대부분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기대가 높았던 비금융 데이터 활용이 원활하지 않아 신규 서비스 창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마이데이터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금융권 정보 외에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혁신적인 융복합 서비스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아직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강 분야의 경우 국민적 수요가 충분하지만 데이터 접근이 제한돼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조사 결과 국민들은 가장 기대하는 마이데이터 분야로 ‘건강(42%)’을 꼽았다. 정확한 건강 정보가 제공되면 보다 효율적으로 상품을 가입할 수 있고 동시에 미래 대비 역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건강 정보는 세계 1위 수준이다. 국내 의료데이터는 건강보험공단(3조4000억건)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3조건)이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의무기록(EMR) 보급률도 92%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열람할 수 있는 의료정보를 최대 120만명의 진료데이터로 제한하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 환자에 대한 정보도 약 3%만 선별해 비식별 의료정보로 제공해 의료데이터 활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데이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련된 전자정부법 하위법령에 ‘정보주체의 요구가 있다면 일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감에도 이 정보들을 정부가 운영하는 앱으로만 전송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다양한 활용 가능성과 혁신의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면서 “마이데이터를 통한 이종산업간 데이터 결합/활용하기 위해 공공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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