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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의 ‘50조’, 딜레마 빠지다
추경 규모·시기 현정부와 각세워
대규모 돈풀기 재정·인플레 부담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후보 시절 공약한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추경 규모와 시기 등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면서 현 정부에 각을 세운 모양새로 정쟁을 이어간데다, 최근의 글로벌 긴축기조와도 반대되는 대규모 ‘돈 풀기’가 국가재정 악화와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추경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진행된 인수위 경제분과 보고에서 윤 당선인은 “세계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금융지원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왔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불필요한 지출의 구조조정으로 대출지원·신용보증·재취업 교육지원 등을 포함한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윤 당선인이 추경을 통한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을 재차 강조했지만, 인수위가 제시할 추경안 총 규모에 대해서도 초반부터 설왕설래다. 윤 당선인은 대선부터 줄곧 추경 규모를 50조원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전날 발언에서는 ‘50조 손실보상’으로 용어를 다소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추경은 이보다는 적을 수 있고, 현 정부에서 집행한 16조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포함해 전체 손실보상 규모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원마련에 대한 이견도 여전하다. 예산 삭감 등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50조원 규모를 만든 전례가 없는데다, 애초에 약속한 적자국채 발행을 배제하고 그만큼의 추경을 편성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때문이다.

국가 재정상황에 대한 인수위 내부 우려도 전달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만 반대로 돈 풀기에 나서는 엇박자가 경제에 안팎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겸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특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다른 선진국은 15% 정도 긴축재정에 돌입하며 재정 축소를 하고 있고 금리를 올리고 있다. 워낙 인플레이션이 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면서 “(이 기조로)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손실보상을 위해 확장재정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의 딜레마”라고 말한 바 있다.

재정 전문가들도 이같은 확장재정의 양면성을 고심해야한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50조원이라는 규모로 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윤 후보가 약속한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50조원을 마련한다는 안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만큼 예산을 삭감하면서 돈을 푸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 압박은 크지 않을 수 있고, 불필요한 예산을 조정·관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이 시급한 상황에서 추경 효과를 높이려면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인수위는 전날 한달 가량 인수위 차원에서 추경안 논의를 거친 뒤 정부 출범 직후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손실보상 지연 우려에 대해 추경호 인수위 기획재정분과 간사는 “추경안을 발전시키면서 실무협의까지 완료해 빠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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