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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담 오간 ‘용산·추경’…실무에 달렸다
文-尹 ‘3시간 회동’ 후 정국은
예산 등 실무협의 간단치는 않아
靑-인수위 회동 다음날 유화멘트
安위원장 “이제 우리만 잘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차 간사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뒤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공개된 자리에서 모두발언은 하지 않았다. 박해묵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장시간 만찬으로 극적인 회동을 끝내면서 이튿날인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에선 집무실 이전과 추가경정예산안 등에 기대 섞인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전날 회동에선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양측 간 이견이 크고 물리적인 시간도 빡빡해 현 정부 임기 내 완료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기사 3·4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19일 만인 28일 오후 5시59분부터 오후 8시50분까지 2시간51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으며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장 비서실장에 따르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지역에 따른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지금 정부는 정확하게 이전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이 정확한 이전계획과 이에 따른 예산을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처의 의견을 함께 검토해 ‘구체성’과 ‘현실성’이 담보가 되면 협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기에 대해서도 장 실장은 “두 분이 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는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수위 측에서 국방부의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이전하고, 국방부 신청사와 한남동 임시 관저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 등에 최소 6~8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데다 29일 국무회의에서 496억원의 예비비 상정은 물리적으로도 어려워 5월 10일 ‘용산 시대 개막’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태희 당선인 특별고문은 29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는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이 수반되는 과정이 면밀히 따져보면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예비비 안건의 내용도 치밀하게, 면밀하게 협의가 안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윤 당선인의 공약인 코로나 손실 보상 50조원 등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 비서실장은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을 나눴고, 추가로 현안 논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 라인에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기재부가 임기 내 추경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규모와 시기에서 협의가 이뤄지기까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수위 측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회동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온 부분이 없다’는 질문에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정권이양기에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이 맞잡은 손과 이번 대화로 걱정을 덜어드리는 데에 의미가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제2차 간사단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동을 계기로 인수인계도 탄력이 붙을 것이고 정부의 협조도 잘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회동에 대해 “정권이양 과정에서 상호 협력과 존중의 당위성을 확인한 좋은 소통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직후 청와대가 알박기 인사와 새 정권의 청와대 개방 추진 공개 비판 등 청와대가 대선 불복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병국·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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