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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원내대표, 박홍근-박광온 ‘양강 대결’ 유력
‘정세균계’ 안규백·이원욱 단일화 실패
박홍근 의원
박광온 의원

이재명·이낙연·정세균계 간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던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박홍근(이재명계), 박광온(이낙연계) 의원 간 양강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세균(SK)계 안규백·이원욱 의원이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까지도 단일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각각 완주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결국 SK계 의원들의 표심이 나눠질 수 밖에 없어 이재명계와 이낙연계(친문) 계파 지원을 등에 업은 ‘2박(박홍근·박광온)’이 3차 결선투표로 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전날 회동에서 단일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완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 의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중으로 한 번 더 얘기해보겠지만 (단일화) 가능성이 높진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당초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 “또 다시 명낙대전 계파 갈등이 벌어지면 안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SK계의 약진을 점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가능성이 낮아진 셈이다.

결선투표를 도입한 민주당의 이번 원내대표 선거 방식이 자연스레 단일화를 가로막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형식을 차용해 의원 172명 전원이 후보가 되는 무기명투표를 먼저 진행하고, 이 가운데 10% 이상(18표) 득표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갖는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이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다시 3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누구든 결선에만 올라가면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후보들의 단일화(출마포기) 의지를 낮췄다는 것이다.

실제 공식 입후보 절차는 없지만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 박홍근·박광온·이원욱·김경협 의원 등 5명이다. 지난해 2기 원내대표 선거에 윤호중(친문), 박완주(비주류) 의원 두 후보만 나선 것과 대비된다.

당 내에서는 “이재명계뿐 아니라 박원순계,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 더좋은미래 등 다양한 그룹의 지지를 받는 박홍근 의원이 기세에서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와, “소수 야당이 아닌 172석 압도적 거대 야당이 되는 만큼 투쟁 일변도보다는 협치의 묘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박광온 의원이 앞서가고 있다”는 관측이 각각 엇갈린다.

원내대표 선거는 단순 계파·구도싸움을 넘어 의원들 간 오랜 신뢰관계나 친밀도에 의해서도 표심이 상당 부분 좌우되는 만큼 선거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후보의 개인기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또한 상당수 의원들이 여러 후보들과 인연이 동시에 얽혀 있어 대놓고 “누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3기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구성뿐 아니라 국회 상임위 배분 권한까지 갖고 있다. 후보들은 탕평인사를 강조하지만, 초·재선 의원들은 자칫 ‘줄’을 잘못 섰다가 상임위 배분에서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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