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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당 되는 민주당에 떨어진 숙제…‘연대·혁신·협치’
대선 패배 수습·당내 통합 급선무
4050과 2030 연대구축 첫손 꼽혀
노선·인물 혁신…확장성 확보 시급
尹정부와 협치·견제 운영의 묘 절실
박지현(왼쪽에서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수습 과정에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혁신·협치 등의 더 중차대한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장은 패배 원인 분석과 오답노트 작성, 당내 통합을 이루는 게 급선무지만 2030세대와의 연대, 노선·인물의 혁신, 새 정부와의 협치 문제 등을 정교하게 준비하지 못한다면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050-2030 세대 간 ‘연대’=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핵심 과제로는 기존 주력 지지층인 4050세대와 이번 대선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2030세대와의 연대 구축이 첫 손에 꼽힌다. 2030남성은 국민의힘 쪽으로 기운 게 사실이지만, 반대로 2030여성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 이후 단 엿새 만에 약 12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당원이 들어온 ‘입당러시’가 일어난 가운데 이들 중에도 20대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여성들의 지지를 굳건하게 다지는 동시에, 2030남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청년세대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줘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세대포위론’을 완전히 깨뜨릴 수 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비판 속 흔들리고 있음에도, 현 비대위 면면은 20대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30대 이소영·권지웅·김태진 비대위원 등 2030세대가 4050세대(윤호중 위원장·조응천·배재정·채이배 비대위원)와 4명 동수란 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박 위원장은 18일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 인선에 여성 비율이 매우 적고 2030세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선과 인물은 ‘혁신’=노선과 인물의 혁신도 중요한 과제다. 국민의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이재명 후보 캠프에 영입되며 민주당에 합류한 채이배 비대위원의 발언을 놓고도 벌써 내홍이 불거졌다. 채 비대위원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발언하자 청와대 출신 의원 15명이 “사과하라”며 집단 성명을 낸 것이다. 채 비대위원은 이에 “이렇게까지 집단적으로 하는 건 저도 좀 섭섭하다”며 “반성과 사과에는 특별한 금기가 없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인물들이 얼마나 당 내에 자리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혁신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당이 2030여성 중심의 ‘페미니즘’ 일색으로 흐른다면 확장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현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 조문을 비판한 것도 일각에서 반박이 나왔다.

조상호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17일 SNS에 “잘못이 있다고 해서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지우지 말자”며 박 위원장을 향해 “단순히 한 세대, 한 성별만을 대표하는 위원이 아니라 위원장이다. 주변과 충분히 소통하시고 언행에 신중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새 정부와의 ‘협치’=새 정부와의 협치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당장 6월 지방선거뿐 아니라 2년 후 있을 총선 결과까지 가를 민주당의 핵심 과제다.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여성가족부 폐지 등 핵심 공약들 상당수가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국회 동의 없이는 추진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당장 초대 국무총리 임명(인준)도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안된다.

현재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측의 신구권력 갈등이 일찌감치 표면화하면서 민주당은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 정부와의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핵심 공약 등을 반대할 경우 거대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어 협치와 견제 사이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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