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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청하고 보자”…혁신금융 출시 ‘하세월’
지정은 210건 출시는 114건
인허가 규제 최대 4년유예 혜택
시장 선점 노려 무조건 지정받아
출시도 안한 채로 기간연장 문제
당국, 요건 강화 출시 지연 해소

#. 2019년 5월 핀테크 업체 페르소나 시스템은 인공지능(AI) 보험설계사(로보텔러)가 보험가입 상담부터 보험계약 체결까지 텔레마케팅(TM) 채널 모집 전과정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하겠다며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AI로 24시간 보험 모집을 할 수 있고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크게 낮출 것이라고 주목받았던 이 서비스는 당초 2020년 1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출시되지 않았다.

#. 프롭테크 업체 빅밸류와 자이랜드는 각각 2019년 6월과 2020년 2월 빅데이터·AI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 빌라 등 부동산 시세 및 담보가치를 자동으로 산정하는 서비스에 대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부동산 가격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산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각각 2019년 10월과 2020년 6월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재까지 출시돼 있지 않다.

혁신금융서비스가 도입 4년차를 맞아 지정 건수가 200건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업체의 출시 일정이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지정만 미리 받아놓고 출시 약속은 안지키는 일을 막기 위해 지정 요건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7일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제도가 시작된 2019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지정된 서비스는 210건이다. 그러나 출시된 서비스는 114건에 그친다.

2019년에는 77건이 지정됐으나 16건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이며, 2020년에는 58건이 지정됐으나 19건이 미출시 상태다. 지난해에는 50건이 지정됐고 35건이 아직 출시 안 됐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규제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서비스 제공자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고, 소비자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

임시로 규제를 풀어준다는 취지를 감안하면 적시에 서비스 출시가 필요함에도 지나치게 지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최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도 한 위원은 “무조건 지정받고 나서 한참 있다가 출시도 안 된 채로 지정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신청부터 하고 보자, 시장을 선점하자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를 신청할 때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적어도 6개월 이내에는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전제 하에 지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2년)의 시작일을 ‘서비스 지정일’에서 ‘서비스 출시일’로 변경했는데, 출시일을 지연하게 될 경우 지정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지연을 막기 위해 지정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미 지정된 서비스도 출시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출시 관련 애로사항을 확인해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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