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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토킹처벌법 100일’…관련 신고 약 1만건, 3분의 2가 여성
2013년부터 작년 6월까지 유죄 선고 피해자 중 90% 여성
“강력범죄로 연결…스토킹 피해 고리 끊었다”는 긍정적 평가
“애매모호한 기준 탓 중과처벌·대응력 미비 등 문제”도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100일간 스토킹 관련 경찰 신고가 약 1만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수의 피해자가 여성으로, 여성 보호를 달성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스토킹에 대한 애매한 기준으로 인해 중복처벌·신고 남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스토킹처벌법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경찰에 신고된 스토킹 관련 사건은 9662건(잠정)이다.

특히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인 경우가 많았다. 여성이 신고한 건수는 6447건으로 전체의 66%에 달했다. 남성은 2483건으로 25%였으며, 성별이 파악되지 않은 신고 건수는 732건이었다.

이는 스토킹처벌법이 대다수 스토킹 피해자였던 여성을 보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토킹이 살인 등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는 만큼 그 고리를 초반에 끊는데 유효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스토킹 행위에 대한 유죄가 선고된 판결 267개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90%는 여성이었다.

반면, 스토킹처벌법의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수사관의 재량에 따라 혐의 인정이 천차만별로 이뤄지고 있고, 중과처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어디까지를 스토킹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스토킹처벌법에서는 스토킹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 직장, 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메시지·사진·영상 등을 보내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범위를 지나치게 크게 잡다 보니, 사실상 많은 상황에서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 지난 27일에는 위층 여성에게 인터폰을 통해 여러 차례 층간소음 항의를 한 남성이 스토킹처벌법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신고를 한 여성이 정확한 연락 횟수를 모른다고 했음에도, 입건 수사는 진행됐다.

현재로서는 빌린 돈을 받기 위해 상대방을 찾아가는 행위도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해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채권추심도 스토킹처벌법의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스토킹 행위에 대한 범위와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지나치게 확대돼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며 “경범죄처벌법이나 협박 등에 대해서도 모두 스토킹처벌법 적용이 가능한 중과처벌 문제도 있어,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김병찬 살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통해 스토킹을 신고했음에도 엉뚱한 곳으로 출동해 참극을 막지 못했던 것과 같이 경찰 대응력이 아직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스토킹처벌법에 맞춰 수사체계를 개편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8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내 부서를 스토킹수사계, 성폭력수사계, 가정폭력·학대수사계로 개편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스토킹 범죄가 급증하며 사회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경찰이 전문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지난해 10월 스토킹처벌법 시행에 따라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범죄를 여청계가 새로 담당하게 됐고, 기존 담당이던 실종 사무는 형사과로 넘어간 것도 죄종별 수사체계 전환이 용이해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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