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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태양광, 내일은 풍력…내가 쓰는 전기, 고를 순 없나요?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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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우리나라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인 2012년에는 2.5%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0년에는 6.6%까지 늘어났다. 정부는 이 수치를 오는 2030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쓰는 전기가 석탄을 태워 만든 것인지, 원자력으로 만든 것인지 그 출처를 알 수 없기 때문.

원하는 전기를 골라 쓸 방법은 없을까? 좋아하는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며 응원하듯,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만 선택해 구매하며 환경에 기여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만 없다

결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우선 우리나라에선 전력 판매가 독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탓이 크다. 한국전력공사는 자회사를 통해 발전사업을 하고, 이밖에 민간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까지 모두 매입한 뒤 전기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그 밖에 사업자가 끼어들 틈은 없다.

시장이 닫혀있고 경쟁이 없으니 서비스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메뉴가 하나 뿐인 구내식당과 비슷하다. 주는대로 먹어야 하고, 돈도 내라는 만큼 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국가가 책정한 세금을 내듯 전력을 소비해왔다.

해외의 상황은 다르다. 오히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전력시장이 독점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소비자들은 한국전력과 같은 독점 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전력을 구입할 수 있고, 심지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만 골라 쓸 수도 있다. 통신사의 요금제가 수십가지이듯, 전기 요금제도 수십가지다. 실제 테슬라도 전기를 팔고, 독일에서는 통신사들이 통신요금과 전기요금을 결합해 판매한다.

시작은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최근 전력 시장 개방의 물꼬가 터지긴 했다. 지난해 10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소비자가 한전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후다. 보다 거슬러 올라가면, 발전사-한국전력-전력소비자 3자간 전력 거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이른바 3자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도 지난 2020년 말 도입됐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전기소비자는 사실상 일반 가정의 전기 소비자가 아닌 기업 소비자를 말한다. 연간 전력소비량이 100GWh(기가와트시) 이상이어야 PPA 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고싶은 일반 소비자가 보기엔 ‘그들만의 리그’다.

애초에 제도가 개선된 배경도 ‘RE100’ 캠페인에 기업들이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인 RE100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일반 가정이나 건물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에서 우선순위 상 다소 밀려나 있다. 일단 전체 전력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미만이다. 또 기업처럼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먼저 RE100 선언을 한 애플이나 구글 등 고객사, 혹은 투자자의 압박 영향이 적지 않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제안서를 발간한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의 권경락 이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그 임팩트가 비교적 클 수밖에 없는 기업 소비자들로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한전에서 제공해주는 전기요금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일반 가정으로도 정책이 확대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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