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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병원비 걱정없는 사회 ‘적정보험료’외 대안있을까

“마지막 몇 달 동안 어머니는 온통 치료비 걱정뿐이었다. 병에서 회복하는 것보다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어머니 관련 최근 인터뷰가 인상 깊다. 투병만으로도 힘들고 치료에만 매달려도 이겨내기 힘든 게 항암 치료인데 비용 때문에 이에 전념할 수 없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태권도 선수 인교돈의 암 투병기는 이 상황과 대비된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항암 치료를 여덟 번이나 받았으며, 신체적 고통이 매우 컸다고 한다. 그 또한 병원비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건강보험 제도가 잘돼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하라”고 격려하였다. 그는 결국 암도 이겨내고 지난해 7월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인 선수와 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하다. 건강보험이 그만큼 잘돼 있고, 계속 보장성이 커지고 있는 덕택이다.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취약계층 의료비를 낮추는 그간의 정책으로 국민 부담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우리 건강보험의 역할은 더 빛난다.

미국은 공적 의료보험이 소멸되어 민간 의료보험이 발달돼 있으며,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다리골절 시 병원비가 7500달러(890만원)까지 청구되기도 한다. 병원에 3일 입원하면 병원비는 3만달러(3580만원)까지 나온다고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병원 이용이 급증했다. 의료보험 없이 치료를 받아 ‘병원비폭탄’을 맞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미국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료 서비스의 국가 제공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 의무 가입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진단비 16만원, 평균치료비 1000만원 모두 건강보험(건강보험 80%, 국가 20% 지원)이 적용된다. 수진자의 본인 부담은 없다. 또 건강보험 지원으로 선별검사를 늘리고 있으며, 백신 접종비용도 지원해준다. 코로나19는 물론 치료비 부담으로부터도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의료 서비스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제일 중요하다. 이와 함께 든든한 건강보험 재정은 필수다.

우리 건강보험 회계는 단기 보험으로, 그해 걷은 보험료는 그해에 지출하는 구조다. 당해 사업비용을 당해의 수입으로 조달해 수지 균형을 맞추는 ‘양출제입(量出制入)’ 원칙으로 운용된다.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해마다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지탱해줄 적정한 보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료를 올리면 당장은 국민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지출이 증가되는 만큼 보장성은 더 확대된다. 이를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더 줄어든다. 또 건강보험 재정을 튼튼히 함으로써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도 버틸 수 있게 해 준다.

우리 건강보험의 우수성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듯하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보장성을 더 확대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적립금 유지가 필수적이다. 적정 수준의 보험료 부담이 불가피한 이유다.

조태임 한국소비자단체연합 회장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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