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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빼고 다 올랐다’…서민물가 고공행진에 우울한 설 우려 [설 물가 초비상]
스벅·피자·치킨·유유까지 줄줄이 인상…석유류 10%대 급등
작년 밥상물가 5.9%↑·교통물가 6.3%↑…각각 10년來 최고
정부 안정대책도 효과 없어…가처분소득 줄어 경제고통 심화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은 제자리 또는 뒷걸음질하고 있는 반면 커피에서 각종 식음료, 교통비까지 서민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우울한 설 연휴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와 곡물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오미크론 확산 등에 따른 글로벌 물류비 상승, 대내적으로는 인건비·배달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이 중첩되면서 올해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 연장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주기 위한 재정투입이 반복되면 수요 부문의 인플레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월급만 빼고 다 오르면서 서민 지갑은 더 얇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시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돈을 푸는 확정재정을 병행하는 엇박자를 내면서 스스로 대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4면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출 목적별 12개 대분류로 나눠 보면 교통(6.3%),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5.9%), 음식 및 숙박(2.7%) 등 서민 체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문이 대체로 크게 올랐다.

특히 식료품·비주류 음료와 교통 물가는 각각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휘발유·경유·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연료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식료품과 차량 연료는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서민 부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최근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커피, 피자, 치킨 등 외식 부문의 저가 전략을 취하는 대형마트는 자체상품(PB) 가격을 연말연시에 한 차례씩 올린 상태다. 인스턴트 커피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은 카누와 맥심 등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2% 올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음료 46종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했다. 버거킹은 올초 25종 버거류를 포함한 33종 제품 가격을 2.9% 올렸고, 롯데리아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치킨 브랜드 교촌과 bhc치킨도 지난해 말 주요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지난달 이마트 PB 브랜드 피코크는 요거트, 우유 등을 2~4.8%, 롯데마트도 온리프라이스의 우유 가격을 약 16% 올렸다.

교통 물가는 운송장비(승용차·자전거 등), 개인운송장비 운영(연료·윤활유, 유지·수리 등), 운송 서비스(철도·도로·항공 등)로 구성되는데, 작년 개인운송장비 운영(11.1%) 물가가 많이 올랐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휘발유(14.8%), 경유(16.4%), 자동차용 LPG(18.0%) 등이 크게 오른 탓이다.

이로인해 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식 등의 물가 상승이 내수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정부도 설 물가를 잡기 위해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한편에서 확정재정을 지속하는 한편 소상공인 등의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 등 재정을 지속적으로 풀면서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게다가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35조~50조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공약하는 등 재정확대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 압력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선 물가 안정 속에 소득 향상이 필수적인 만큼 보다 세심한 정책조화가 시급한 셈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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