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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최대 정치쇼 ‘TV토론’… 양자? 다자? 무산? [정치쫌!]
국민의당 가처분은 24일, 정의당 가처분은 26일 법원 심리 일정
이재명 측 ‘토론 많이 하자’· 윤석열 측 ‘양당 체제인데...’ 다자 불참 시사
TV토론 불발될 경우 역대 가장 적은 2012년 대선판 ‘재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왼쪽부터]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선을 30여일 앞둔 시점에서 진행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등이 참여하는 TV토론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토론 성사 여부가 미확정적이기 때문이다. 양자 토론에서 다자토론으로 구도가 바뀔 경우 최종 TV토론이 성사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1월 30일 또는 31일= 민주당 TV토론 준비단과 국민의힘 측은 지난 19일 오전 만나 TV토론 일정에 대해 1안은 1월 31일, 2안은 1월 30일로 정리해 방송사에 주관을 재요청했다. 당초 여야는 공중파 방송 3사에 여야 대선 후보의 양자 토론을 제안했고, 민주당 측은 방송사로부터 27일이 특정된 안을 제시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측에서 설날 전날인 1월 31일 토론을 하자 다시 제안했고, 여야는 논의 끝에 31일과 30일 두안을 방송사에 다시 제출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안 후보와 심 후보측이 ‘양자 TV토론’은 거대 양당의 횡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제출한 것이다. 법원은 안 후보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오는 24일, 심 후보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오는 26일 심리를 벌이기로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가처분 신청의 인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 TV토론 가처분 사례 등을 준용할 경우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관건은 법원에서 두당이 제출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양자 토론에 합의를 한 윤 후보측이 TV토론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 대표 성일종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에서 4자 토론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양당 체제인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겠냐”고 답했다. 다자토론일 경우 윤 후보가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이 후보측은 양자든 다자든 TV토론에 대해 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중파 3사가 동시에 생방송을 하는 것 만큼 전국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

▶민주당·국민의힘 ‘주판알’= 역대 대선에서 이번 대선 만큼 TV토론이 적었던 선례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제외하곤 없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측이 방송 토론에 난색을 표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법으로 정한 3회의 대선 토론 외에 대선 후보들이 직접 맞붙는 TV토론 장면이 송출되지 않았다. 이번 대선 역시 법원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 2012년 대선 때처럼 TV토론 횟수가 법으로 정한 3회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거대 양당의 TV토론을 사이에 둔 정치셈법도 복합적이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 이 후보만의 인물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TV토론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선거 마지막까지 박빙 승부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방송 3사가 동시에 생방송을 할 기회는 손에 꼽힐 상황이고, 한번이라도 더 TV토론에 참여하는 게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다자토론으로 TV토론이 진행될 경우 야권의 표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이 두자리수를 기록하는 등 야권의 표분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자든 다자든 TV토론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민주당의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심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것 역시 민주당 선대위 측이 토론 형식과는 무관하게 토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이 후보의 ‘토론 강점’이 도리어 약점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최근 방송에서 “결과는 무승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부담스러운 윤 후보측 입장에선 다자토론의 경우 토론 불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자 토론으로 TV토론이 진행될 경우 안 후보가 ‘4강 후보’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고, 정치권에 입문한지 10년이 지난 안 후보의 토론 실력 역시 정치 입문 1년이 안된 윤 후보를 넘어설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1월 중순 들어 윤 후보의 지지율이 연말연초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역시 윤 후보가 굳이 TV토론에 나설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부인 김건희씨의 녹취론 논란과 무속인 논란 등 정치권 네거티브 현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TV토론에 윤 후보가 나설 경우 정책 경쟁 보다 네거티브 토론으로 흐를 개연성이 있다. 다만 토론을 거부한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 강하게 줄 경우 중도층이 이탈할 가능성은 윤 후보가 TV토론을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는 이유로 꼽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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