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창고형 할인점 상품이 3000개인 이유는 [언박싱]
이달 오픈한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외관.[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창고형 할인점이 올해 공격적인 출점과 함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 코리아를 빠르게 추격하는가 싶더니 롯데마트도 기존 빅마켓을 맥스(Maxx)로 변경하며, 올해 1분기에만 4개 점포를 오픈한다.

창고형 할인점은 상품 가짓수는 적지만 최대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무엇보다 소수의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을 사로잡을 차별화 상품을 엄선하는데 사활을 건다.

너도나도 창고형 할인점 강화, 왜?
이마트 트레이더스 연산점 외관.[이마트 제공]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트레이더스 매출은 전년대비 14.5% 늘어났다. 반면 할인점(이마트) 매출은 전년대비 5.4% 신장에 그쳐 창고형 할인점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고객들의 집밥 빈도는 늘었지만, 외출을 꺼리면서 오프라인 구매를 줄이는 가운데 한번에 많이 사는 경향이 늘어났다. 또 가성비를 중시하는 합리적 소비 문화가 정착하면서 일반 대형마트 대비 저렴한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끈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쇼핑은 온라인으로 대체가 안되는 꼭 가야하는 곳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특색있는 창고형 할인점 상품은 고객을 끌어당기는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가령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 리스트가 있는 것처럼 창고형 할인점은 상품 수는 적지만 차별화된 상품 구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더욱 경쟁력이 높다. 온라인으로 더욱 손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닌 그 곳만의 매력이 있는 것. 물론 창고형 할인점도 최근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있지만, 매장 상품보다 수가 적고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코스트코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에 문을 여는 롯데마트 맥스도 상품 경쟁력에 집중해 맥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의 비중을 현재 35% 수준에서 향후 5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대형 와인샵 ‘보틀벙커’도 입점했다.

무엇보다 창고형 할인점은 트렌드에 맞는 소수의 큐레이션 상품을 제안하는 것으로 승부를 본다. 일반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의 운영 상품 수는 대개 3000여개 수준이다. 회전이 빠른 상품을 바탕으로 직간접비를 최소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니 상품 가짓수가 늘면 직간접비도 늘게 돼 운영 효율성을 고려하여 상품 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코스트코 또한 매장마다 약 4000개의 상품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품목별로 가장 품질이 좋으면서 사이즈가 크고, 동시에 값이 가장 싼 제품을 선별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혼란을 주는 선택의 다양성보다는 적정 수준의 다양성이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일찍부터 공략한 것이다.

코스트코 설립자인 짐 시네갈은 과거 인터뷰에서 “월마트는 14만 개 아이템을 진열하지만 코스트코는 4000개만 판다. 고객이 비슷한 제품 4~5개를 고르다가 결국 안 사가는 것보다, 확실한 제품 하나를 잘 팔리는게 하는게 낫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코스트코는 1년 평균 재고가 13번 소진되는데 월마트 등 경쟁사들은 평균 9번 재고가 소진된다.

온라인에서도 이같은 큐레이션 전략은 강화되는 추세로, 일례로 마켓컬리의 상품 가짓수는 약 3~4만개로, 상품 수가 600만 개 이상인 쿠팡에 비하면 20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제품 수를 늘리는 것보다 상품위원회 평가를 통한 입점을 더욱 까다롭게 하고, 컬리만의 차별화된 상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