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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라 쓰고 미래라 읽는다…부상하는 ‘트래시 인더스트리’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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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Green(환경) is green(돈·달러지폐색).” (제프리 이멜트 전 GE 회장)

전세계가 탄소 배출량 저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그린 비지니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폐기물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쓰레기에서 노다지 찾기’가 한창이다. 국내 폐기물 사업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관련 업체 인수를 통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주요 정유·화학 업체들과 이차전치 기업들이 폐플라스틱과 폐배터리에 대한 리사이클링을 본격 사업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통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제고와 원가 절감에 따른 재무상 편익도 함께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 18일 충남 장진에 플라스탁 재활용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초임계(超臨界) 기술을 활용한 열분해유 공장으로 연 2만t의 생산 규모로 지어진다. 열분해유는 기 사용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 플라스틱 생산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버려진 과자 봉지, 즉석밥 비닐 뚜껑·용기 등 복합재질(OTHER)의 폴리에틸린(PE), 폴리프로필렌(PP)를 열분해한 뒤 가장 초기 연료인 납사를 추출해 석유화학 공정에 재투입하는 방식이다.

SK지오센트릭(구 SK종합화학)도 아시아 최초로 울산에 연 6만t 규모의 재생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2024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18일에는 화성시, 친환경 소셜 벤처기업 수퍼빈과 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폐플라스틱의 분리 배출이 용이하지 않은 일반 주거단지, 단독주택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수거 스테이션이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수퍼빈이 개발한 AI(인공지능) 로봇(네프론)이 투입, 페트병 등의 자동 선별 작업에 활용된다. SK지오센트릭은 네프론이 수거 못하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물리적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을 수행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작년말 플라스틱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루프)를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수거 문화 개선과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2020년부터 7개 업체와 손잡고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그간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가방과 신발, 의류, 노트북 파우치 등을 출시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에 들어갔다. 실증사업의 첫 단계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약 50t을 여수공장 고도화시설에 투입했다. 향후 실증 결과를 활용, 2024년 가동목표로 연간 5만t 규모의 열분해유 생산설비 신설 투자를 모색할 예정이며 추가로 100만t 규모까지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이용, 고순도 청청수소 생산에 나선 상태다. 충남 당진에 폐플라스틱을 자원하는 하는 수소생산 플랜트를 건설하다고 지난달 밝혔다.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공식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열분해 및 가스화 공정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생산된 수소는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전지발전, 수소·LNG(액화천연가스) 혼소 발전의 원료로 사용된다.

전기차 보급 등으로 이차전지 사용량이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LG화학과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라이-사이클)에 6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이 회사로부터 폐배터리 추출 니켈 2만t을 공급받게 된다. 삼성SDI도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하는 한편 이 부문의 국내 선도 기업인 성일하이텍과도 협력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2025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성제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폐기물 업체들을 인수하는 이유는 폐기물 비지니스의 미래가치, ESG 경영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재무적 안정성과 기업가치 제고 등”이라며 “폐기물 업종의 성장세는 지속되며 통폐합 과정을 거쳐 규모를 키우고 관리 역량 및 처리·소각 등에 첨단 기술을 겸비한 소수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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