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지은 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모습. [JTBC]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남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비하 발언을 놓고, 당사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지은 씨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씨는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 조차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전날 MBC '스트레이트'는 김건희 씨가 지난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에서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다"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는 발언도 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고도 덧붙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페이스북]

이에 대해 김지은 씨는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며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 달라"면서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