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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넷플릭스, 10년간 투자자 찾던 오징어게임 발굴…한국식 성공전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사의 등장 등으로 넷플릭스의 구독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 회사가 한국에서 거둔 성공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구독자 늘리기 나선 넷플릭스의 비밀병기는 한국식 전술' 제하의 기사에서 초기 방송·연예가에서 외면받던 넷플릭스가 꾸준한 투자 끝에 결국 '오징어 게임'을 발굴해 전 세계에 히트시킨 과정을 상세히 조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발이 넓고 경험이 풍부하며 유능한 현지 인사를 고용, 전 세계를 아우를 콘텐츠를 발굴해 내는 전략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체득한 이른바 '한국식 전술'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엔 이제야 서비스를 시작한 스트리밍 업체가 콘텐츠 제작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기성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이 한국에서는 신생 서비스나 마찬가지였던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자체 제작한 로맨스 코미디물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넷플릭스는 전략을 바꿔 한국 방송사들이 채택하지 않은 아이디어들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공영방송국이 사회적 금기나 자체 규정 등을 이유로 제작을 포기한 작품들이 대상이었다.

공영방송이 아닌 사설·유료 서비스인 넷플릭스이기에 가능한 접근이었다. 이 전략으로 탄생한 첫 대박 작품이 조선 시대 좀비물 '킹덤'이었다. 김은희 작가가 5년간 방송국에 제안했으나 거부당한 작품이었다.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 극본을 들고 거의 10년 동안이나 투자자를 찾아 헤매다 결국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는 얘기도 유명하다. 오징어 게임은 작년 가을 단 4주 만에 전 세계를 휩쓴 바 있다.

넷플릭스는 또한 한국의 콘텐츠 제작 업계를 잘 아는 인사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김민영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총괄은 트위터 한국사무소·CJ ENM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총괄은 같은 CJ ENM 출신인 강동한 총괄도 영입했다.

그 이후 넷플릭스는 CJ ENM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독점 스트리밍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사랑의 불시착', '싸이코지만 괜찮아' 등 국내 인기 드라마가 세계 각지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한국의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500만명 이상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이상을 투자했다. 미국 이외 국가 중엔 액수가 가장 크다.

한때 방송가의 외면을 받던 넷플릭스의 지위는 이제 완전히 역전됐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넷플릭스와 작업하고 싶다는 프로듀서들이 사무실 바깥까지 줄을 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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