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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 내놨는데”…은행권, 마이데이터 사고날라 전전긍긍
정보 노출, 연동 오류
복수 은행 보안 시스템 전수 점검
[123rf]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정식 출시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 초부터 일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시범 형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마케팅 측면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은행권의 경우 연동 오류, 타인 정보 노출 등이 발생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를 제공 중인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 중이다. 일부 은행에서 자신의 정보가 아닌 다른 이의 금융 정보가 노출되는 사고, 자산 연동 오류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복수 은행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자사 마이데이터 보안 환경을 재차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일을 조금이라도 예방하기 위해 표준 API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마이데이터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문제 접수시 곧바로 본사 관련 팀으로 보고하고 피드백을 즉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 정보를 내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인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다. 내달 1일부터는 이 정보 제공 방식이 표준화된 API로 전환돼 기존에 사용되던 스크래핑 방식으로는 정보를 받아올 수 없다.

시중은행들은 이달 1일 시범서비스가 열리자마자 일제히 마이데이터를 선보였다. 하지만 금융권과 IT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API 방식으로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사용자 데이터도 방대해 개발자들이 대다수인 빅테크들도 시범 서비스 참여 일정을 늦췄는데, 은행권은 시범서비스가 열리자마자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발생한 사고 역시 충격적이지만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측은 “시범 서비스 과정 중 오류 등을 확인해야해서 업계 내에서도 정보를 공유하는데, 은행 마이데이터는 준비가 굉장히 미비한 채 오픈을 강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 역시 “시범 서비스인 만큼 일단 시작하고 보완하는 차원으로 접근했다”면서 “출시 데드라인이 정해진지라 인력 등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좌충우돌 시범서비스 상황에서도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는 점차 늘고 있다. 경품 등 이벤트로 가입하는 수요도 있고, 관심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가입자 수가 늘수록 데이터 관리가 정교해지고 보안도 신경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 책임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서비스 제공 초기에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체계 등을 금융당국 지도 하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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