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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다 바뀌고 하나만 그대로” 이재용 결국 ‘만 10년’ 부회장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6일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삼성전자가 예상을 깬 깜짝 인사로 ‘뉴 삼성’ 리더십을 대폭 바꿨다. 트로이카 대표이사 체제를 약 4년 만에 투톱으로 교체한 파격을 단행했다. 대대적인 변화 속에서 재계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단 한 가지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었다. 이로써 내년에도 부회장 직을 이어가 ‘만 10년’ 부회장이 됐다.

삼성전자는 7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소비자가전·IT모바일·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3개 부문(CE·IM·DS)장을 전원 교체했다. 여기에 융합 트렌드 대응을 위해 세트사업 2개 부문(CE·IM)을 통합했다. 회사 발전에 기여한 주요 인사들의 승진도 뒤따랐다.

무엇보다 김기남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1981년 삼성전자 입사 후 40년 만에 회장에 올라 권오현 전 회장에 이어 또다시 ‘샐러리맨 회장’ 신화를 썼다. 지금의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 구축에 몸담아 온 김 회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양성에 힘을 싣는다.

한종희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 사업 전체를 이끄는 수장을 맡았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과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이 세트 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이 시스템 LSI사업부장 사장으로 올라섰다. 김수목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 부사장도 삼성전자 SET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이 같은 승진 행렬 속에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었다. 삼성 사장단 인사 전날인 6일 이 부회장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 아랍에미리트 출장길에 올랐다. 앞서도 미국 출장에 나서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미국 반도체 투자를 확정하고, ‘뉴삼성’ 비전을 제시하는 등 전면에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 재계 안팎에서 회장 승진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이 사면 없이는 회장 승진이 어렵다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10년째 부회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이면 만 10년 이다.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부회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2012년 12월 5일 당시. 헤럴드경제 지면 캡처

고 이건희 회장 와병 중에는 이 부회장부터 회장 승진에 선을 그었다. 실제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입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병석에 누운 2014년 이후 이 부회장이 삼성을 이끌며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고, 이 회장 별세 후 삼성의 실질적 ‘회장’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다른 그룹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8월 26일 타계한 지 일주일 만인 1998년 9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구본무 회장(2018년 5월 20일) 별세 이후 한 달여 만인 6월 29일 LG전자 상무에서 회장에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는 대신 수석부회장에서 2년 만인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건희 회장도 이병철 창업주 타계(1987년 11월 19일) 이후 20일 정도 지난 12월 1일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라는 점이 회장 승진 제약으로 꼽힌다. 가석방 중 회장 승진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면이 되지 않은 상황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서는 것은 삼성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동시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달 27일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그룹 회장 등을 초청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추진한다. 이 부회장이 행사에 참석한다면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문 대통령과 첫 대면 만남이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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