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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실이 된 헝다發 줄파산,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헝다 사태로 촉발된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들의 줄파산이 결국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6일(현지시간) 8249만달러(약 976억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공식적으로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번엔 한 달간의 유예기간까지 지난 터라 파산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헝다뿐이 아니다. 또 다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양광(陽光) 100 차이나 홀딩스’도 6일 만기도래한 원금 1억7900만달러(약 2117억원), 이자 890만달러(약 105억원)의 채권상환이 불가능하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 역시 서너 달 전부터 극심한 자금난으로 채권상환능력을 의심받아왔다.

중국 부동산기업들의 줄파산은 어차피 한 번 겪고 넘어가야 할 일이었다. 회생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무분별한 부동산개발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뀔 리 없는 데다 9만개에 달하는 부동산개발사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헝다그룹처럼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부실한 경영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대응도 파산관리와 금융 시스템 안정 쪽이다. 중국 런민은행과 증권감독위원회는 즉각 은행 지급준비율을 8.9%에서 8.4%로 0.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1조2000억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 공급에 숨통을 텄다. 대출금리 인하효과도 생긴다. 중국 경제 특성상 헝다는 대외 파산선고 없이 정부가 개입해 국유기업들이 분산 인수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이미 광둥성 정부가 헝다에 실무팀을 투입하는 본격 개입이 시작됐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물론 헝다는 리먼사태와 달리 부동산 대출 관련 파생상품이 거의 없어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 그렇다 해도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에 달할 만큼 막대하다. 부동산시장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 인테리어, 가전을 비롯한 관련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중국 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안 그래도 전력위기로 제조업 전체가 혼란과 침체에 빠져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이 2%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도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거품붕괴와 장기 경기침체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과 천지 차이다. 중국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헝다사태는 절대로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 등 경제 주체 모두가 중국 경제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대응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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