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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각출범 윤석열 선대위, 수권능력 입증할 비전 보여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6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달 5일 후보로 선출된 뒤 한 달 내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줄다리기를 이어갔고, 설상가상으로 이준석 당 대표의 당무 보이콧 시위로 바람 잘 날 없었지만 지난 3일 극적인 ‘울산 회동’을 통해 화합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윤석열 선대위는 이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전략과 정책공약을, 이 대표가 선거 홍보기획과 2030세대를 책임지는 ‘양 날개’ 체제로 이재명 후보 원톱의 민주당 선대위와 본격적인 대선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울산 회동으로 파국을 막은 건 다행이지만 윤 후보는 지난 한 달간의 난맥상으로 국민 뇌리에 각인된 리더십 부족을 두고두고 가슴에 새겨야 한다. 경선 때 자신을 도운 공신과의 의리를 생각하다 ‘윤핵관’ 논란을 낳았고 선대위에 ‘올드보이’를 중용하면서 당내 청년 정치인들로부터 “신선한 엔진이 꺼져 간다”는 직격탄을 맞았다. “청년·중도 확장 노선이 아니라 노령에 극보수로 간다”(하태경 의원)는 비판은 핵심을 찌른다. 이재명 후보가 여론의 향배에 맞춰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등 핵심 공약까지 뒤집을 기세로 민심을 좇는 동안 윤 후보는 ‘주 52시간 철폐’ 언급 등으로 중도의 시선만 싸늘하게 만들었다.

미국 대선후보는 대개 배경과 성향 면에서 자신과 대비되는 러닝메이트를 고른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있고, 포용력과 유연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윤 후보가 김종인·이준석 양 날개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결론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김 총괄위원장은 진보와 보수의 연정이 일상화된 독일에서 오래 공부한 경력으로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가져올 전략가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지략을 갖췄다. 세 사람이 각자의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시너지를 낸다면 국민이 원하는 차기 정부 리더십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윤 후보는 출범식에서 슬로건 격인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을 강조하면서 국민통합형 선대위를 다짐했다. 국민은 현 정부의 실정에 편승해 어부지리로 정권을 차지하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 현안인 국민통합, 불평등과 양극화, 지속 가능한 성장, 청년실업, 저출산 고령화, 4차 산업혁명과 교육개혁,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보는 정치개혁, 미-중 신냉전 시대의 외교전략 등 난제를 풀어낼 수권 능력을 갖춘 유능한 지도자를 희망한다. 이러한 희망에 응답하는 국가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부름은 철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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