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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투자로 이뤄내는 기술기업의 퀀텀 점프 [VC 릴레이 분석 ②퀀텀벤처스코리아]
김학균 대표 등 주요 운용인력
기술투자에 높은 전문성 갖춰
AI·반도체·라이브플랫폼에 이어
의료기술·신약·폐기물·대체육 등
유망기업 선제 투자로 동반성장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이사가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타워에 있는 본사에서 "기술 투자를 넘어 바이오, 헬스케어, ESG 등 투자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김성미·이세진 기자] “‘진짜’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7년 벤처캐피탈(VC)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설립 기술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김학균 대표이사의 투자철학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이사를 필두로 주요 운용 인력 또한 공대 출신으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중소중견 기업을 발굴하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동우 전무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이형효 상무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김진언 상무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김문선 상무는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를 졸업했다.

퀀텀벤처스코리아의 주요 출자자(LP) 명단을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등 굴지의 단체·기업들이 즐비하다.

▶‘진짜 기술’ 투자…반도체·통신 강점=김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련 기술 투자가 활발한데 AI의 핵심은 반도체”라며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퓨리오사AI’라는 회사를 발굴했고 당시 보유하고 있던 펀드의 10%인 150억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향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다. 최근 글로벌 AI 반도체 벤치마크 대회인 ‘MLPerf’에 참여해 글로벌 1위인 엔비디아 칩과 대등한 성과를 내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더 높은 성능의 2차 칩을 개발하고 있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를 가능하게 했던 디지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에도 투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콘서트가 대중화됐지만 퀀텀벤처스코리아가 투자를 단행한 2019년만 해도 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성공을 기대하는 사람이 적었다”며 “음악 산업에서 콘서트의 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 음악 사업자의 니즈가 높다는 점, 그리고 산업이 디지털화되는 점 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베뉴라이브에 투자를 단행한 곳 중 VC는 퀀텀벤처스코리아가 유일했다”며 “베뉴라이브는 BTS 소속사 하이브와의 협업으로 195개 지역에서 133만여명이 시청하는 등 음악 산업의 이정표를 바꾸는 콘서트를 진행시켰고 이틀만에 800억원의 매출을 이끄는 성과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최근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2차전지 사업에도 주목했다.

김 대표는 “2차전지의 밸류체인 중 가장 앞단인 전력반도체에 주목했다”며 “그러나 전력반도체는 VC들이 일찌감치 투자에 나섰으나, 성공한 곳은 드문 영역이다보니 기술 검증에 신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력반도체 회사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사람들을 만나보니 제품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에 투자를 결정했고 이어 SK㈜에서도 35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헬스케어 넘어 ESG로= 반도체·통신 분야에서 기술투자에 강점을 이어온 퀀텀벤처스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최근 투자업계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도 고른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2020년 7월 복강경 및 로봇수술 내비게이션 업체인 휴톰에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고, 이는 시리즈B 투자까지 이어졌다. 기존 로봇 및 복강경 개발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기술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휴톰의 수술 플랫폼 기술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휴톰의 형우진 대표가 위암 로봇수술 분야에서 최다 케이스를 보유하는 등 인력과 기술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추후 IPO를 목표로 퀀텀벤처스는 유의미한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퀀텀벤처스는 원진바이오테라퓨틱스·미토이뮨테라퓨틱스 등 신약개발 업체에도 잇따라 투자를 진행했다. 원진바이오테라퓨틱스는 신약파이프라인 확장성이 높은 ‘유니스탁’ 플랫폼을 보유, 다양한 신약 개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프리A(pre A) 시리즈에 이어 같은해 12월 시리즈A에 투자했고, 현재 시리즈B 투자 검토 진행 중이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미토콘드리아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개발 업체로 꼽히며 LG화학 물질이전을 통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2상을 진행함에 따라 조기 신약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ESG 투자 레코드도 쌓아가고 있다. 퀀텀벤처스는 올 초 폐기물 분리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같다’에 투자했다. 최근까지 금융시장에서 폐기물 시장이 소각 또는 매립에 관심이 치우친 상황에서 재활용 영역에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로, 퀀텀벤처스 투자 후 2분기만에 누적회원가입자 수가 2배 증가하고 서비스 이용건수도 1.5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같다는 30여곳 이상의 지자체와 MOU 체결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쉽게 폐기물을 배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협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B2C 뿐 아니라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는 다양한 회사들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대체육 개발기술을 보유한 디보션푸드에 투자를 진행하며 다양한 ESG 분야에 성장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벤처기업에 초기 투자기회를 찾기 위해 엑셀러레이터형 펀드를 만들고 본격 투자를 개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엑셀러레이터형 펀드 첫 투자건은 AI컨설팅 업체인 코르카로, 창업 6개월 전부터 많은 부분을 도와주었고 창업 한달만에 시드 투자를 집행했다”며 “이같은 투자는 리소스가 많이 투입되지만 우수한 창업팀과 일찍부터 관계를 맺고 육성하면서 성공을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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