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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니 악수 보이콧’ 시작…초유의 흑역사에도 침묵하는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오늘(2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
'김사니 체제'로 1승1패, 도로공사와 3번째 경기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김사니와 악수 안하겠다"
6개구단 감독들 "사태 해결될 때까지 악수 거부"
김사니 IBK기업은행 여자배구단 감독대행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촉발된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사태가 2일로 꼭 20일을 맞는다. 국내 스포츠 초유의 ‘악수 보이콧’도 이날 시작된다. 선수 무단이탈로 감독과 단장 경질, 선수와 이탈한 코치의 감독대행 승격, 여자배구 전 구단 감독들의 악수 거부 결의 등 전례없는 비상식적인 일 처리와 흑역사가 이어지지만, IBK기업은행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일 오후 7시 김천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2021-20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김사니(40) 감독대행 체제로 세번째 경기다.

지난달 30일 여자배구 감독들은 김사니 대행과 경기 전 악수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27일 김사니 대행과 악수를 거부한 이후 나머지 5개팀 감독들도 악수 보이콧에 합류했다. 감독들이 이에 대해 따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V리그 질서를 무너뜨리고 배구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기업은행 구단과 김사니 감독대행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데 합의한 것이다.

2일 기업은행과 결전을 치르는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서 "차 감독이 악수 거부를 시작했지만, 그에 앞서 우리가 기업은행과 상대했다면 내가 먼저 악수를 거부했을 것이다. (김사니 대행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과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기업은행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감독 악수 거부 사태는 IBK기업은행이 자초했다. 사실 팀 내분, 감독과 선수 간의 갈등, 감독과 코치 간 불화는 어느 종목, 어느 구단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수습하고 대처하는 과정에서 IBK기업은행은 프로구단으로 불리기 민망한 수준의 아마추어적 행태를 보였다.

지난달 12일 조송화의 첫 무단이탈 후 16일 복귀와 재이탈, 김사니 코치의 사의 표명이 이어지며 구단 내홍이 노출되자 기업은행은 단장과 감독을 경질하는 비상식적인 악수를 뒀다. 선수와 함께 팀을 떠난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시키는가 하면,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가 선수 신청서를 내지 못해 한국배구연맹(KOVO)에 요청이 반려됐다. 체면을 구긴 IBK기업은행은 다른 징계 수단을 찾다가 공을 KOVO 상벌위로 떠넘겼다.

단장 경질 엿새만인 지난달 27일 감성한 신임단장을 선임하며 각종 논란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알맹이 없는 쇄신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송화에 대한 징계 의지만 보였을 뿐 신임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김사니 대행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팬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IBK기업은행 사태는 더 이상 한 구단의 일로 끝나지 않게 커버렸다. 무엇보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뜨겁게 타오른 여자배구와 프로배구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배구계와 스포츠 전체의 민폐구단으로 따가운 비난을 받고 있는데도, 구단주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책임있는 대책과 사과 한마디 없다.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IBK기업은행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전례없는 흑역사의 시간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IBK기업은행 여자배구단 사태 일지

▷11월 12일 조송화 첫 무단이탈

▷11월 16일 조송화 복귀

▷11월 17일 조송화 두번째 이탈, 김사니 코치 사의표명 후 이탈

▷11월 19일 김사니 코치 복귀

▷11월 21일 서남원 감독·윤재섭 단장 동시 경질, 김사니 감독대행 승격

▷11월 22일 조송화 임의해지 발표 및 KOVO에 요청

▷11월 23일 KOVO 임의해지신청 반려 “서류 미비”, 김사니 첫 지휘봉 “감독 폭언 있었다”

▷11월 27일 감성한 신임단장 선임, 조송화 KOVO 상벌위 회부 요청, 차상현 감독 악수거부

▷11월 30일 여자배구 감독들 김사니 악수 보이콧 선언

▷12월 10일 조송화 KOVO 상벌위 개최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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