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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은행 가계대출 재개됐지만 영끌은 자제해야

은행들이 꽁꽁 틀어막았던 가계대출의 빗장을 조금씩 열어가는 모습이다. 다행한 일이고 옳은 방향이다. 이로써 전세와 매매 등 실수요 부동산 거래까지 차질을 빚는 대출대란은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아예 중단하다시피했던 가계대출을 23일부터 재개하고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고민이던 NH농협은행도 무주택자로 대상을 국한했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분할상환 의무화, 담보대출 기준가격 하향 등의 방법으로 막아왔던 대출을 기준정상화 형태로 재개키로 했다. 신한, 우리 등 다른 시중은행도 조만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가계대출 재개에 나서는 것은 금융 당국이 올 4분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키로 하면서 연말까지 6%의 증가율 관리에 다소 숨통이 틔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세대출 증가율은 전체 가계대출에 0.5%포인트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다 빛처럼 빠르던 가계대출의 증가속도가 다소 무뎌진 점도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744조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7조원 증가했다. 전분기(41조원)보다 작다. 여전히 증가속도는 10%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편이지만 7분기째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인 것은 눈에 띄는 변화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제2금융권의 대출이 줄어들며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금융 당국의 규제에 금리상승의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계대출 관리는 필요하다. 9월 말의 가계부채만으로도 지난해 GDP(1933조1524억원)에 육박해가고 있다. 증가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고 국민 한 사람당 35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계대출의 빗장을 여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이 전세대출 등의 예외 조항을 인정하고 은행들에 주택거래 잔금대출 등의 여력이 생긴 이유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실수요자들을 위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주춤해진 영끌이 다시 고개를 들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올 들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의 상당 부분은 젊은 세대들에 의해 이뤄졌다. 모두가 투기성 영끌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영끌과 실수요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반문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빚 갚을 능력도 없이 자산 부풀리기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깡통을 경험해보지 않는 세대라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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