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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나간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 [박일한의 住土피아]
‘입주량·인허가 역대 최고’ 팩트 체크
인허가 지난 정부 때보다 급감세
향후 입주 감소·전세폭등 불가피
차기 정부 부동산 폭등 요인 많아

“우리 정부 기간 동안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물량이 많았다. 인허가 물량도 많다. 또 앞으로 계획되고 있는 물량도 많다. 그에 힘입어 지금은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표현했던 부동산 관련 인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정부 기간 동안 정말로 입주물량이나 인허가 물량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았는지, 그런 공급 덕분에 부동산 시장이 정말 안정세에 접어든 게 맞는지 등이다.

팩트 체크를 해보자. 아파트 입주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는 건 사실이다. 국토교통부 준공실적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부터 2021년(이하 ‘1~9월 누계치’)까지 전국 아파트 준공실적을 모두 합하면 184만6759가구로 직전 5년 누계치(129만9275가구) 보다 42%나 많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2018년 최고 수준을 찍은 후 계속 줄고 있다. 2018년 48만277가구에서 2019년 40만1481가구, 2020년 37만3220가구, 2021년 20만1909가구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인허가 물량이 많다는 건 틀린 이야기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187만2740가구로, 직전 5년 누계치(204만4259가구)보다 8% 정도 적다.

연간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53만4931가구, 2016년 50만6816가구 등으로 50만가구대를 유지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감소했다. 2017년 46만8116가구, 2018년 40만6165가구, 2019년 37만8169가구, 2020년 35만1700가구, 2021년 26만8560가구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입주량과 인허가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시사점이 많다. 먼저 문재인 정부에서 입주량이 많았던 건 박근혜 정부 때 인허가가 증가했던 결과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입주는 인허가 3~4년 후부터 이뤄진다. 인허가를 받은 후, ‘착공-분양-준공-입주’의 순서를 거치기 때문이다.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향후 2~3년 간 집값이 불안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최근 인허가가 줄고 있어서다. 입주가 많았던 상황에서도 이렇게 집값이 뛰었는데, 새 아파트 공급마저 줄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다.

특히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는 2019년 20만9025가구, 2020년 19만1615가구, 2021년 13만2100가구 등으로 가파른 감소세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27만1695가구) 30만가구에 육박했던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실적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까지 그(부동산 문제)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는 확실히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허가가 하락 추세라는 건 최소 2~3년 간 입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강조하는 2·4대책에 따른 실제 공급 효과나 3기신도시 입주는 아무리 빨라도 5년 이후다. 들어가 살 새 집이 줄면 주택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년 8월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임대료 상한선을 적용받던 전세물량의 계약 해지가 시작된다. 계약갱신 계약이 끝나고 신규 계약이 시작되면 수억원씩 차이 나던 기존 신규 계약 수준으로 전셋값이 폭등하는 곳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전셋값 폭등은 ‘차라리 집을 사자’는 심리를 만들고, 매매수요를 자극한다. 집값이 오를 가능성 크다고 보는 또 다른 근거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집값에 대해)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절대 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시장이 주춤한 것은 대출규제, 세금규제로 인한 일시적인 소강상태 국면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30번 가까운 규제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거래가 급감하며 잠시 눈치 장세를 보이다가 다시 반등했던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오피스텔 청약에도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수천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시대다.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데 온갖 규제로 억지로 눌러 놓고는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판단 미스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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