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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적 영토 확장 中 배터리...유럽도 반격 [TNA]
中 CATL LFP 공급 위해 한국에 지사 설립
유럽 배터리 동맹 결성...생산라인 구축 속도
‘K배터리’ 美·中 등 글로벌 투자 박차
중국 닝더시에 있는 CATL 본사.[CATL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 신생 배터리 업체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최근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해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일본, 독일, 미국, 프랑스에 이어 다섯번째 해외 지사다. 업계에서는 CATL이 현대자동차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CATL이 제조하는 LFP 배터리는 한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이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는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모델3, 모델Y에 LFP 배터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EQA, EQB 등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포드 등도 LFP 배터리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김지윤 기자]

중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자, 유럽 역시 맞불을 놨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배터리 동맹을 결성하고, 2030년까지 자체 생산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유럽은 기술력 확보를 위해 한국의 부품, 소재 기업들에 ‘협력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17일 프랑스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오토모티브셀컴퍼니(ACC)는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고,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ACC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의 자회사 ‘사프트’와 세계 4위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세운 배터리 합작사다. 지난 9월 독일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ACC의 지분을 인수하며 3대 주주로 합류하기도 했다.

ACC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연합(EU)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럽 공동의 경제이익을 다루는 ‘IPCEI’ 프로젝트에 지정, 사업 보조금으로 28억유로(약 4조원)를 지원받았다. 그 덕에 불과 1년 만에 26기가와트시(GWh)의 공급 계약을 따내는 성과도 냈다.

간담회에서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영향력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주권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목표는 중국이 주력하는 LFP 시장은 아니다. 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야 하다보니, 자동차가 무거워지고, 재활용이 복잡하다”며 “LFP 배터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유럽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니켈 비중을 낮추고 망간을 높인 고망간 배터리를 중점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유럽 등의 공세에 대비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최근 중국 장쑤성 옌청시와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25억3000만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엔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테네시·켄터키주에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3곳을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수소전기트럭 업체인 ‘니콜라’ 등 현지 스타트업들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고객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신설 배터리 공장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LFP배터리 개발에 대해선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온은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난 LFP 개발을 목적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반면, 삼성SDI는 차량용 LFP 배터리 개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우선 적용하고, 차량용 LFP 배터리 개발은 추후 고려한단 입장이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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