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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의 현장에서]회사채 시장에 이르게 찾아온 겨울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가 널뛰기를 하면서 회사채시장이 예전보다 이르게 겨울을 맞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가 안 되는 0.9%대, 10년물의 금리는 1.7%대를 나타냈다. 이에 신용 등급 ‘AA-’를 기준으로 회사채 금리도 약 40베이시스포인트(1bp=0.01%)를 가산한 2.1%대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금융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인상 기조를 밝혔고, 덩달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8월 0.5%에서 0.75%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가장 최근 공개된 제20차 금통위 의사록(10월 12일 개최)에서는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금융 당국의 의지에 따라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달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1.9%, 2.3%대를, 회사채(AA-)의 금리는 2.4%대를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1인당 100만원’ 발언 등의 재료에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2조원 규모로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 카드를 내놓기도 했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피할 수 없는 모습이다.

이렇듯 국내외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자 회사채 시장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모집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미매각 사태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채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투자에 부담을 느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투자기관(LP)이 저우량 등급의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풀무원식품(A-)을 시작으로 디티알오토모티브(A0), 우리종합금융(A0), 더블유게임즈(A-, A0), HK이노엔(A-), 파주에너지서비스(AA-) 등은 수요 예측에서 원하는 모집물량을 시장에서 다 채우지 못했다. 주로 A등급 위주로 미매각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미달이 지속되자 회사채 발행시장을 찾는 기업들의 발길도 일찍이 뚝 끊긴 모습이다. 현재 올해 말까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 1000억원 규모의 이랜드월드(BBB0)와 1700억원 규모의 보령LNG터미널(AA0), 500억원 규모의 삼양식품(A0)뿐이다. 이랜드월드의 경우 KB증권과 KDB산업은행이 주관사를 맡아 발행에 나서는 만큼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이에 발맞춰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상황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당분간 기업들이 과거보다 웃돈을 주고 운영자금이나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마련보다는 기존 채무의 만기 물량을 차환하는 선에서 시장을 찾을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채시장의 겨울은 이르게 찾아왔지만 봄이 오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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