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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사] 안철수의 세 번째 도전

우리나라 대선에서는 양자보다 3자 이상 대결구도가 많았다.

지난 16대 대선에선 양대 정당 후보 외에 정몽준 후보 등이 있었고, 17대 대선에선 제3후보로 이회창 후보가 있었다. 18대와 19대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가 무시할 수 없는 제3후보였다. 단지 18대엔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중도하차했고, 19대엔 완주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도 다시 출마 선언을 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도 안 후보는 무시할 수 없는 후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6~28일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등 각당 대선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안 후보는 10.5%의 지지율을 보였고, 윤석열 대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넣은 가상대결에선 안 후보가 8.6%의 지지를 얻었다.

여기서 지난 19대 때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투표율은 77.2%였고 안 후보는 21.41%를 득표했다. 여론조사는 투표율을 전제로 하는 조사가 아니라 전체 유권자를 전제로 하는 조사이기에 77.2%의 투표율 속에서의 21.41%를 전체 유권자 대비로 환산하면 안 후보는 16.52%의 지지를 받은 셈이 된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19대 대선 당시와 현재 안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안 후보의 ‘고정 지지층’이 존재하거나 여전히 중도층이 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다.

환경의 차이는 있다.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의석은 38석이었다. 현재의 의석수는 3석뿐이다. 의석수는 대선에서 중요하다.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일반적으로 안정 지향적인 투표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전체 의석의 10% 이상을 가진 정당의 후보들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소수 정당 후보는 설령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상당수 유권자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3지대 후보가 약진하기 힘든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를 들어 이런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결선투표제가 있고, 대선 후 한 달 반 정도에 하원선거를 치른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결선투표제가 있는 경우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줄어들 수 있고, 또한 소수 정당이나 제3지대 후보를 선택해도 대선 직후 하원선거에서 해당 후보 소속 정당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 대선에서 특정 후보 지지 성향을 보인 유권자들은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에서도 동일한 정치 성향을 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랑스와 우리의 경우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민의당 의석수가 19대 대선에 비해 대폭 줄었다는 사실은 대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지지율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당선 가능한 득표력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야권에 힘을 보탤 것인지, 아니면 완주할 것인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마도 국민의힘에서 안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 정도의 득표력을 가진 후보와 단일화가 안될 경우 지난 19대 대선 때처럼 또 한 번 고배를 마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하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장하고 다양한 정치적 미래를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 후보의 미래 지향적 판단이 필요할 때라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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