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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 번째 대선 출마 안철수,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겠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12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하면서 중도 사퇴했고, 2017년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서 득표율 3위(21.4%)를 기록했다. 안 대표의 출사표에는 공감할 대목이 많다. “더 늦기 전에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로 나아가는 ‘시대교체’를 해야 한다”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생명과학 분야에 정통한 의사 출신이고 성공한 IT 벤처기업인이기도 한 그의 경력이 백신 등 바이오 주권국가, 4차산업 선도국가를 만드는 선진화 시대 국가경영에 적임자임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거창한 대의명분보다 많은 국민의 피부에 와닿은 대목은 ‘놈놈놈 대선’이다. 지금 여야 대선주자들은 도덕성이나 정책 능력 모두에서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보일 뿐이어서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국민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무당층이 50%를 넘는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전’이 안 대표에게 비집고 들어갈 틈을 제공한 것이다.

‘새 정치의 화신’으로 정계에 불려 나온 안 대표는 10년의 부침을 겪으며 절실히 깨우친 게 여의도 정치의 옷을 벗고 안철수다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라고 했다. 여의도식 정치문법에는 정치 지형의 유불리에 따른 언행의 표변도 들어 있을 것이다. 안 대표가 지난해 말 서울시장 출마 선언 당시 “대선은 포기하지만 서울시장 확보를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고 했다. 자신의 대선 도전보다 정권교체가 더 우선시되는 시대정신임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에 당선이 되면 도중에 그만두고 대선에 나가는 일이 없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한다. 여의도식 ‘말 바꾸기’와 무엇이 다른지 알 기 어렵다. 정권교체보다 시대교체가 더 중요해서 생각이 달라졌다면 구차한 변명보다는 진솔한 해명과 사과가 안철수다움을 보여주는 길이다.

안 대표가 부유하는 중도층 표심에 어느정도 소구력을 가진 것은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7%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양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정권교체 단일대오’를 요구하는 야권 통합 압력이 커질 것이다. 이번에도 안 대표의 독자 완주보다는 단일화 쪽으로 전망이 기우는 이유다. 기득권 거대 양당의 판을 뒤집는 ‘한국의 마크롱’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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