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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려대 야구특기생 입시 비리 의혹…경찰 고발 [촉!]
작년 입시 때 서울 A고 출신 B군 합격 논란
타율 2할대인데…전국대회 MVP는 탈락
주변에 “고대 간다, 5000만원 썼다” 말해
감독 지시에 머리 깎고 면접 응시한 정황도
“A고, 고려대가 ‘거래처’…연습경기하며 교류”
감독 영향력 큰 구조 탓에 문제제기도 못했을듯
고려대. [고려대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고려대가 야구특기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입시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감독 간 친분이 있는 특정 고등학교 출신 지원자를 성적과 관계없이 뽑았다는 의혹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단체 투명사회실천연대는 최근 이 같은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 야구특기자 입시 관계자들과 서울 A고교 야구감독, A고교 출신 B(19)군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장과 제출자료 등을 살펴보며 사건 배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명사회실천연대는 B군이 지난해 평균 타율이 2할대이고 주요 대회에서 수상 이력도 없었는데, 고려대에 최종 합격했다며 선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면접에서 B군에 밀려 탈락한 지원자 중에서는 같은 A고교 출신이자 야구대회 수상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체육교육과는 지난해 9~12월 2021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으로 야구특기자 9명을 선발했다. 투수(3명), 포수(1명)를 제외하고 B군이 속한 야수 포지션에 할당된 모집인원은 5명뿐이었다. 지원자격은 전국 규모 대회에 참가해 16강 이내 입상한 팀 소속이고, 1개 학년 출전경기 수가 소속팀 해당 연도 출전경기 수의 60% 이상이면 됐다.

1단계에서 학생부 30%에 경기 실적 70%로 모집인원의 3배수 안팎을 선발하고, 2단계 면접전형에선 1단계 성적 80%에 면접 20%로 최종 합격자를 뽑았다. 즉 지난해 전체 경기 성적과 면접 결과가 합격자 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였던 셈이다. B군 합격 이후 주변에서 뒷말이 나온 이유다.

시민단체 투명사회실천연대는 최근 고려대 야구특기생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 관계자들과 서울 A고교 감독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투명사회실천연대 제공]

게다가 B군은 지난해 8월부터 다른 고교 선수들에게 “고대에 갈 거다” “(A고교) 감독에게 5000만원을 썼다”는 등의 말을 무용담처럼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군은 지난해 11월 “감독님이 머리 밀고 면접 가라고 했다”며 머리를 짧게 깎고 면접에 응시했다고 한다.

이는 블라인드 면접 원칙에도 위반된다는 게 고발단체 측 주장이다. 야구부를 둔 서울 고교 중 머리 길이를 제한하는 두발 규정이 있는 학교가 A고교를 포함해 2곳뿐이고 대입 면접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대부분 머리를 기르는 만큼 면접관이 어느 고교 출신 지원자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고등학교-대학교 야구감독 간 친분, 속칭 ‘거래처’에 따라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관행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감독이 경기 출전부터 입시, 미래 선수생활까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문제 제기가 어렵다는 점도 이 같은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지적된다.

야구 입시 과정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A고교는 감독끼리 서로 친한 고려대와 D대, H대 3곳이 ‘거래처’다. 거래처끼리 연습경기를 하면서 교류를 한다”며 “A고교 학생 중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주로 이 학교들로 간다”고 귀띔했다. 이어 “B군이 다른 학생들한테 공공연히 입시 부정을 얘기했더라도, 감독이 자신의 야구생활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생, 학부모 모두 문제 삼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측은 이와 관련해 “경찰에서 고발 관련 내용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며 “정식으로 통보가 오면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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