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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 게임’ 새벽 희망이 피었습니다
강새벽 잭팟 터진 정호연
리액션 없는 리액션 찾는데 신경 써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정호연(27)이 모델 생활 11년의 커리어를 모두 내려놓고 선택한 작품 ‘오징어 게임’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정호연은 전세계적인 히트작이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황동혁 각본·연출)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거칠게 살아온 탈북소년 강새벽을 연기했다. 새벽은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마지막 희망으로 데스게임에 참가했다.

불과 몇달 만에 세상은 크게 변해있었다. 첫 연기 도전에 너무 큰 결과가 나왔다. 정호연의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지난 9월 13일 40만명이었다가 9월 30일 960만명, 10월 20일에는 무려 2165만명을 돌파했다. 해외 유명 스타와 셀럽들이 팔로워가 됐다.

팝스타 루아 리파, 위켄드, 힙합 가수 드레이크,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페렐 윌리엄스, 배우 드류 베리모어, 축구스타 호나우두 등이 팔로우 할 정도의 ‘찐 월클(월드 클래스)’다. 심지어 웨켄드는 자신의 SNS에 ‘오징어 게임’ 호연&유미 사진을 스토리에 올렸다. 정호연은 최근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해 패션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 광고 제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SNS 팔로워가 늘고 해외 팬들이 늘었다. 글로벌 스타가 된 기분이 어떤가?

▶큰 일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정신이 없다. 하나하나 실감하고 있다. 많은 기자와 인터뷰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걸 잘 정리해나가고 싶다. 최대한 지금 할 수 있는 걸 잘 해나면서 겸손하게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 큰 현상이라고 해서 제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고, 저는 저이고. 그러나 일은 책임있게 정리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의 수혜자라고 불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캐스팅 됐을 때, 촬영 당시엔 이런 반응을 예상하셨는지

▶개인적으로 강새벽을 사랑한다. 배역에 대한 큰 애정은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이렇게 큰 애정을 줄 거라고는 생각못했다. 그래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캐스팅 오디션 때도 긴장을 많이 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황 감독님이 믿어주셨다.

-처음 배역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떠했나?

▶인물들의 관계와 깊이가 굉장히 디테일했다. 단순한 어린아이 게임을 이렇게 게임화하는 건 쉽지 않을 듯했다. 또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멋있는 세트가 나올지 몰랐다. (촬영장에) 갈 때마다 재미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변화다.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를 극대화 시킨 것도 소름 끼쳤다.

-오디션을 봤을 때의 기억은?

▶크게 기대안했다. 제 연기에 대한 신뢰도가 적었다. 새벽의 3가지 씬을 오디션에 보내고, 실물 오디션을 봤다. 나는 너무 떨었는데 황 감독님은 다르게 받아들이신 것 같다. 감독님은 나를 오해해 진짜 새벽이처럼 리액션이 없는 애구나 라고 생각하셨다. 나중에 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고 말하며 오해를 풀었다.

-새벽 캐릭터의 특징은?

▶감정의 변화가 매우 큰 기훈(이정재), 상우(박해수)와 감정이 쉽게 드러나 보이는 덕수(허성태), 미녀(김주령) 등 주력 캐릭터들과 달리 새벽은 변화의 폭도 좁고 감정을 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는 울면 안되는 신에서 울었던게 두 번이나 됐다. 특히 지영 역할의 이유미와 가족 얘기를 할 때는 눈물이 계속 나 쉬어가야 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했다. 새벽이 리액션이 없다고 그냥 서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에너지를 응축하기 위해 일기도 쓰면서 계속 감정을 유지했다. 새벽의 리액션 없는 리액션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지영 역의 유미 씨와의 관계성이 특히 해외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장면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는데.

▶이렇게 세계인이 다 공감해줄거라고 예상 못했다. 시나리오상에서는 제일 눈물이 났다. 친구들이 그 나이에 겪지 말아야 될 일들을 겪고, 그런 일들에 대한 감정을 나누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멋있기도 하고, 한편 으로는 안타깝고 슬펐다.

-새벽 캐릭터에 대한 레퍼런스가 있었나?

▶‘마담 B’라는 영화. 실제 북한이탈주민의 탈북 과정과 남한에서의 정착 모습을 담은 다큐인데, 여기서 둘째 아들을 참고했다. 첫째 아들의 성격은 밝고 긍정적인데, 둘째는 마음속 분노가 눈을 통해 많이 나오더라. 음의 높낮이가 없는 말을 뺃는데, 엄청 강했다. 눈에서 나오는 악발이 근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해외에서 모델 일을 하다 급하게 짐을 싸고 왔다고 들었다. 배우 일에 욕심이 느껴지는데, 그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지

▶해외에서 모델 활동을 하면서 수명이 길지 않다는 부담을 느꼈다. 항상 다음에 무얼할까를 고민하며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속에서 연기도 많이 나오는 얘기다. 나는 연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 욕망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 해외 활동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일이 줄어들고 시간이 나고, 해야할 일을 찾았다.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 그러면서 인간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말하는 직업인 연기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실제 성격은 새벽과는 다른듯한데.

▶해외에 나가기 전 나는 하이텐션이었다. 말이 많았고, 엄청 외향적이었다. 쉴 때도 무조건 나가서 놀아야 했다. 해외 활동을 하면 모든 나라에 갈때 혼자 다닌다. 낯선 스페인 호텔에서 혼자 지냈다. 좋은 일이 생겨도 나눌 사람이 없다. 좋은 곳에 가도, 맛있는 걸 먹어도, 그 감정을 나눌 대상이 없다. 나누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 나의 해외시절과 새벽이 비슷한 면이 있었다.

-연기할 때 힘든 점은 없었나?

▶초반 긴장하고 불안했다. 모델 일을 하면서 카메라 앞이 모두 트라우마였다. 연기할 때도 초반엔 얼굴도 이상한 것 같고, 목소리도 어색했다. 스스로를 가둔 것 같았다. 하지만 좋은 감독님과 좋은 선배님을 만나 떨칠 수 있었다.

-시즌2를 한다면 혹시 부활할 가능성은 없을까?

▶시즌 2가 나온다면 새벽이의 존재가 아쉬울 것 같다. 저도 들은 게 없다. 감독님의 말씀이 없다. 아쉽지는 않다. 새벽이는 충분히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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