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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매일 71건·피해액 10억…‘보이스 피싱과의 전쟁’ 나섰다 [헤경이 만난 인물-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취임직후 ‘수사상황실’ 설치 본격수사 돌입
‘김미영 팀장’ 악명 1세대 조직 총책 검거
“4월부터 점차 감소세...성과 나오고 있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왔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2월 취임 이후 사실상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이를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실제 보이스피싱의 폐해는 심각하다. 지난 10년간 보이스피싱 사건은 23만3278건 발생했고, 피해액은 3조2333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일 71건의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9억8000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피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관련 범행 수법이 계속해서 지능화·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3만1681건과 7000억원이었다. 2012년에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각각 5709건·595억원이었으니, 8년 만에 각각 5.5배, 11.8배가 늘어난 셈이다. 올해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각각 2만402건, 500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76건(9.0%), 1051억원(26.6%) 증가했다.

이에 국수본은 3월부터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사건을 통합 관리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수사상황실(이하 수사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보이스피싱은 수사국, 메신저피싱은 사이버수사국에서 각각 수사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사상황실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보이스피싱 범죄 정보를 통합해 자료화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오고 있다. 특히 관련 주요 정보를 즉시 시·도경찰청과 경찰서에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경찰청에서 직접 수사지휘하고 있다.

다행히 ‘성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올해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액이 약 550억원에 이른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를 통해 “고액 현금 인출 때 112 신고 활성화 등 금융기관 협업과 형사, 지역경찰, 112상황실 등 경찰 기능 협업을 통해 8월까지 전기통신금융사기 2424건, 548억5000만원의 피해가 예방됐다”고 밝혔다.

단속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국수본은 이달 18일까지 최근 2개월간 보이스피싱 4대 범행수단에 대해 특별단속을 실시, 범행 수단 총 2만3839개, 불법환전 172억원을 적발하고, 3022명을 검거, 그중 88명을 구속했다. 4대 범행수단별로는 ▷대포폰 2만739대 ▷대포통장 2908개 ▷불법 중계기 192대였고, 불법환전 행위도 9건(피해액 172억원)을 적발했다.

악명이 높았던 이른바 ‘김미영 팀장’을 붙잡기도 했다. 경찰청은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김미영 팀장’을 사칭하며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50) 씨를 이달 4일 검거했다.

남 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2월 26일 취임한 이후 수사상황실을 설치할 정도로 보이스피싱에 신경을 써 왔다”며 “보이스피싱이 올 들어서도 늘다가 4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상윤·강승연 기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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