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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심에 빠진 문화재청…건설사는 “지붕에 기와 올릴게요” [부동산360]
논란의 ‘왕릉뷰 아파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개선안 제출 2주 지나도록 재심의 일정 못 잡아
접수 30일 이내 처리…늦어도 11월8일 전에는 잡아야
건설사, 실효성 없는 외벽 도색 등만 제안한 상태
철거 시엔 수분양자 수만명 고통받아 ‘사면초가’
김포 장릉.[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김포 장릉 경관을 가려 논란이 된 아파트 건설사들의 개선안이 제출된 지 2주가 지나도록 문화재청이 재심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문제가 된 건축물 높이와는 상관없는 외벽 도색과 기와 지붕 설치, 또는 한옥 정자를 세우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23일 업계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재심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월8일에 건설사들이 개선안을 제출했으므로 30일 이내 처리 원칙에 따라 11월 8일 전에는 열릴 전망이다.

다만, 3개사가 제출한 개선안에 문제가 된 층수와 관련된 내용은 없어 문화재청이 재심의 일정을 잡는데 고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칙대로 철거를 요구하자니 수분양자들이 받을 고통이 극심하고, 그대로 놔두자니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개사는 ‘건축물이 장릉 역사문화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개선안’에서 마감재질·마감색채·옥외구조물 등 디자인을 변경하겠다고만 제안했다.

마감색채는 녹색·남색 등을 사용하고 아파트 외관에 전통 문양을 넣는 방법을 언급했다. 옥외 구조물의 경우 옥상에 정자를 설치하거나, 지붕에 기와를 얹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된 층수 등 건축 규모나 이격거리를 변경하겠다는 제안은 빠졌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높이 20m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 개별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문제가 된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서 지난달 6일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건설사 3곳을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건설사들은 지난 2014년 인천도시공사로부터 택지 개발 허가를 받은 땅을 사들였고 2019년엔 인허가기관인 인천 서구청의 경관 심의를 거쳐 공사를 시작했으므로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한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도 “문화재청에서 저희에게 2017년에 바뀐 사항을 담은 전자문서를 보내주지 않는 등 제대로 고시하지 않았다”면서 “저희는 기존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해당 아파트 수분양자들만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총 3개 단지 3400가구 중 대방건설 아파트를 제외한 2개 단지 12개동(979가구)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한 입주 예정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그런 상황”이라면서 “건설사와 행정관청들의 잘못을 왜 입주자가 뒤집어써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입주예정자도 “원칙대로 철거해서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자기 집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문화재청도 건물이 올라갈 동안은 무엇하다가 다 짓고 나서야 법을 어겼다고 문제삼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 건설을 중단하고 철거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로 답변대기중이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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