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96세도 피할 수 없었다…도주한 나치 전범 재판 이뤄져
도주 뒤 붙잡혀…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일해
법원 “수감자에게 일어나는 일 다 알았을 것”
주요 서류·서신 다 거쳐 가…행정적 역할 컸다
나치 전범인 96세의 이르가르트 퍼흐너는 19일(현지시간) 독일 이체호의 재판부에 출석했다. 그는 18세 때 폴란드 슈투트호프의 수용소 캠프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나치 수용소에서 1만1000명 이상의 수용범을 살해한 공범으로 지목된 나치 전범의 재판이 시작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96세 여성 이르가르트 퍼흐너는 이날 독일 이체호의 재판부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달 법정 심리를 앞두고 도주했지만 3주 뒤에 붙잡혔다.

퍼흐너는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들어와 실크 패턴의 스카프와 선글라스, 의료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퍼흐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비서로 일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8세였다. 검찰에 따르면 아우슈비츠로 보내질 수감자의 명단과 라디오 메시지, 서신 등은 모두 퍼흐너의 손을 거쳤다.

법원은 퍼흐너의 행정적 역할이 유대인 학살에 크게 기여했다며 “퍼흐너는 독성 가스로 채워진 방과 옥상에 강제 이송된 수감자들의 비명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며 “냄새와 소음이 수용소를 가득찬 가운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퍼흐너의 변호인 측은 퍼흐너가 개인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크리스토퍼 레이넬 변호인은 앞으로 몇 달간 증거를 제출할 계획이며, 퍼흐너가 근무했던 슈투트호프 수용소를 방문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퍼흐너의 재판은 역사적 목적으로 촬영이 허용되고 있다. 도미니크 그로스 판사는 “나치 범죄와 관련된 마지막 형사 재판 중 하나”라며 녹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yoo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