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광장] 임신부·태아 위한 현명한 선택 ‘코로나 예방접종’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전 지구촌의 모든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미쳤다. 특히 감염병에 취약한 고위험군의 피해가 컸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임신부다.

국내 임신부의 코로나19 발생 현황(8월 31일 기준)을 보면 약 731명의 감염자 중 사망은 없었으나 위중증 환자가 15명(위중증률 2.05%)이었다. 이는 가임기 비임신 여성과 비교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감염은 임신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는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외 조산, 저체중아 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고 이들이 출산한 아이 중 13%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대유행 상황에서 임신부의 접종이 백신의 잠재적 위험보다 높다고 판단해 접종을 권고하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도 임신부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와 진료 현장의 요구로 10월 18일부터 임신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예방접종을 고민하는 많은 임신부를 만나게 된다. 임신부들이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신의 안전성과 이상 반응이다. 다만 임신부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한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사례를 보면 예방접종 후 국소 및 전신 증상은 임신부와 비 임신부 간 차이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

또 다른 이유는 예방접종이 태아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미국의 예방접종심의위원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mRNA 백신 접종을 한 임신부가 안타깝게 유산을 할 수는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자연유산의 비율과 유사하며 예방접종으로 그 위험이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의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접종을 한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와 비교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감소해 접종 효과가 86% 이상이었으며, 감염돼도 접종받은 임신부에게서 중증 질환 발생 위험은 9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임신 또는 수유 중 여성들의 예방접종에 의해 형성된 항체의 양은 비임신 여성들과 유사했으며, 과거 감염됐던 여성들이 가진 항체의 양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임신부가 접종했을 경우 신생아에게 태반 및 모유를 통해 면역이 전달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임신의 모든 시기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크며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접종한 임신부들의 이상 반응을 모니터링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다만 초기 임신부(12주 이내)는 접종 전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하고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접종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물론 임신부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할 때 예방접종 자체가 임신부에게 미치는 위험은 증가하지 않는 반면,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시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 과학적인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시점에서 예방접종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임신부와 태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이며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 TFT)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