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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갯마을 차차차'가 주목하는 삶의 가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N ‘갯마을 차차차’는 동해안의 작은 바닷가 마을이 배경이다. tvN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방송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도 많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전 세계 TV쇼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나라들이 많다. 글로벌 플랫폼의 인기 검색어에 영어 제목인 'Hometown Cha Cha Cha'와 김선호, 신민아 등이 올라와 있다.

‘갯마을 차차차’는 '을(乙)'들끼리 물고 뜯게 만들면서 '데스 게임'을 벌이는 ‘오징어 게임’의 도시와는 정반대인 한적하고 소박한 어촌 시골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인들은 서열화하고 계급화하는 무한경쟁에 지치고, 코로나19로 인해 갑갑해졌다.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이 ‘공진항’에 오기 전에 살았던 삶이다. 이럴 때에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작은 어촌 공진의 삶의 가치에 귀 기울이게 된다.

공진은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 같은 변방의 공간이다. 그 곳에 사는 홍반장(김선호)은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그 역시 도시에서 큰 일을 당하고 어릴 적 살던 공진항에 내려와 있다)

홍반장은 만능 백수지만 못하는 게 없는 사기 캐릭터다. 게다가 깊은 눈빛을 지닌 조각남이기도 하다. 요리만들기, 전기기사, 서핑 강사, 도배 등 수많은 자격증을 지닌 능력맨이자 슈퍼맨으로, 혜진의 어촌 삶 적응을 적극 도와준다. 홍반장은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페이는 딱 최저시급 8720원만 받고 있다. 이처럼 시골의 삶이 다소 판타지화된 부분이 있다.

‘갯마을’은 멜로를 표방하지만 멜로를 통해 도시의 경쟁적인 삶과는 다른 ‘공진’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의 소중함을 설파한다. 욕망 추구와 무한 경쟁에 힘들어하는 도시인에게 “왜 그렇게들 싸워. 공진의 삶은 소소해도 행복하지 않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는 비가 오자 우산이 없어 밖에 나가길 망설이는 혜진에게 비를 맞게 하며 두식이 건넨 “그냥 그런대로 널 그냥 좀 놔둬”라는 말속에 잘 함축돼 있다.

세상에는 많은 가치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경쟁대열에 합류해야 하는 도시인들은 한 가지 가치에만 매몰돼 있다. 혜진이 사람들을 향해 금을 딱 그어놓고 못들어오게 하는 것도 그런 삶의 결과다.

하지만 이웃사람과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느슨한 삶을 사는 홍반장과 공진 사람들을 보면서 변화한다.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서울의 강남에서 자신의 병원을 개원할 계획으로 치열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런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극도로 피곤해지는 상황을 감내하기도 해야 한다. ‘도도솔솔라라솔’에서 번아웃증후군이 찾아온 정형외과 전문의 차은석(김주헌)이 모든 관계를 끊고 지방으로 이주해 사는 '슬로라이프'와 비슷하다.

‘동백꽃 필 무렵’에 옹벤져스가 있다면 ‘갯마을’에는 공벤져스가 있다. 공진의 CCTV이자 소문 진원지지만 사실 어린 딸을 잃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조남숙(차청화)과, 치위생사 표미선(공민정)과 미숙하지만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는 경찰공무원 최은철(강형석), 항상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공진의 원로이자 정신적 지주인 김감리 할머니(김영옥), 의리 있고 화통한 공진 통장 여화정(이봉련)과 그의 전남편인 청호시 최연소 동장 장영국(인교진) 등 공진 주민들을 보면서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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