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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5~10분 심사로 백혈병 사망 일병 ‘복무 무관’ 판정”
지난 3월, 2016년 백혈병 사망한 故 홍정기 일병 순직 분류 회의 열려
“열린지 5~10분만에 종료…위원들 만장일치로 순직 유형 재심의 기각”
“졸속으로 순직 유형 재심의…군이 유족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 안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16년 군 복무 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했는데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고(故) 홍정기 일병에 대해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가 졸속으로 사망과 군 복무의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군인권센터는 “국방부는 올해 3월 26일 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홍 일병에 대한 순직 분류기준 변경 회의를 열었다”며 “회의는 5∼10분만에 종료됐고,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홍 일병의 순직 유형 재심의 신청을 기각했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A 위원은 “망인(홍 일병)의 질병은 복무 7개월여 만에 발병했고 (군 복무가) 질병 악화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이며 빨리 알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았을 것 같다. 해당 질병으로 사망한 분들도 모두 순직 3형으로 결정돼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B 위원은 “소속대가 망인의 증상을 늦게 파악한 사실은 인정되나 관련 질병 발병은 군 복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학적 자문 결과를 고려하면 순직 3형이 적절하다”고 했다.

앞서 홍 일병 사망 당시 육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는 죽음이 군 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며 순직 3형을 부여했다. 이에 2019년 2월 유족 측은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1년여의 조사 끝에 “군의관의 직무유기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 군 의료 체계의 결함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진료를 방해하여 사망을 야기했다”는 판단을 받아냈다.

이에 다시 유족은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에 순직 유형 변경을 신청하였으나 3월 26일 국방부는 입장 변경 없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전공사상심사위원회가 순직 유형을 결정하면 국가보훈처는 이를 근거로 사망자를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한다. 통상 순직 1·2형은 국가유공자가 되고, 순직 3형은 보훈보상대상자가 된다. 순직 2형과 순직 3형을 나누는 기준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직접적인 관련’ 여부다.

센터는 “유가족은 진상규명위 결정을 근거로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심사위원들은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요청을 기각시켰다”며 “군은 나라를 위한 죽음에 제멋대로 등급을 매기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해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비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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