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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 동네 플랫폼 ‘야쿠르트 아줌마’…도대체 안 파는 게 뭐야[언박싱]
50살된 동네 플랫폼
동네 이해, 주민 친밀도가 경쟁력
이동형 냉장카트, 배달사업 확장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의 과거와 현재 모습. 사진=hy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A씨는 저녁 메뉴로 우유를 넣은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만들려고 했으나, 냉장고를 보니 우유가 없었다. hy 모바일앱 ‘프레딧’에서 ‘프레시 매니저’ 찾기를 누르자 107m 거리에 있었다. 표시된 전화번호로 연락하고 몇 분 후 ‘띵동’ 소리와 함께 ‘프레시매니저’가 문 앞까지 우유를 가져왔다.

코로나19 이후 골목 유통전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동네 플랫폼의 원조는 단연 hy의 ‘야쿠르트 아줌마’다. 지금은 ‘프레시 매니저’로 불리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이제 야구르트만 팔지 않는다. 이유식, 밀키트, 고기, 샴푸 등 냉장 카트에 담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산품 추천, 보험사와 콜라보 등 새로운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동네 상권에 대한 이해와 주민과의 오랜 커뮤니케이션이 이들의 든든한 뒷배다.

'프레딧' 앱에서 프레시 매니저가 107m 거리에 있다고 표시하고 있다.

모세혈관처럼 뻗어있는 네트워크…동네 가장 잘 안다

프레시 매니저는 1971년 종로지역에서 47명으로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앱이 없었던 과거에도 프레시 매니저에게 부탁하면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걸어다니는 배송서비스였던 셈이다.

2021년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프레시 매니저는 1만1000명에 달한다. 물류 대기업 배송 조직에 견줄만한 규모다. hy의 물류 영업거점은 전국에 550개다. 쿠팡이 거대 물류센터를 전국에 100여개 갖고 있다면, hy는 소규모 물류 거점을 촘촘히 두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가 하루에 처리하는 제품 수는 무려 500만개에 이른다. 상품운반을 냉장전동카트로 고도화하면서 왠만한 제품은 다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다.

직접 올라 타 이동할수 있는 ‘코코(콜드앤쿨 줄임말)’는 세계 최초의 이동형 냉장 카트다. 현재 3세대인 ‘뉴코코 3.0’까지 나와 있다. 저장공간이 기존의 220ℓ에서 260ℓ로 커졌다. 이 정도면 야쿠르트 3900개를 실을 수 있다고 한다.

너른 저장 공간 덕분에 ‘코코’ 안에는 유제품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HMR)과 신선식품은 물론 생활용품도 들어간다. 고기, 계란, 밀키트, 이유식, 샐러드, 김치, 샴푸, 로션, 반려동물용품 등 왠만한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이 거의 다 배달된다.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를 배송 기사로 삼으면서 hy의 밀키트 잇츠온은 밀키트 시장 2위로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다.

관악구 봉일동에서 활동하는 전덕순 프레시 매니저는 “전에는 신선식품 위주로 제품을 찾으셨는데 최근에는 생활용품 주문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만나지 않아도 앱을 통해 주문이 가능해져 많이들 찾는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경쟁력은 단건도 무료배송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얼마 이상 주문시 무료배송이고, 동네 퀵커머스의 경우 배송비가 상당히 비싼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에 모세혈관처럼 판매망이 퍼져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서영 hy 프레시 매니저가 냉장카트에 담긴 밀키트와 음료 등을 정리하고 있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동네 플랫폼…무인 판매점까지 판 커져

같은 지역을 오랫 동안 관리하며 얻은 경험 덕분에 프레시 매니저의 업무 영역은 계속 확장중이다. 얼마전부터는 hy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한 지역별 특산품이 판매되고 있다.

hy에 따르면 프레시 매니저는 한 지역에서 평균 9.1년간 활동한다. 현지의 특산물·맛집 등을 잘 파악할 수 밖에 없다. 10년 이상 근무자만 5600명이라고 한다.

보험사도 프레시 매니저의 고객 플랫폼에 착안해 hy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hy와 MOU를 맺고 정기구독 서비스와 보험을 결합한 제휴상품을 내놓았다. 오프라인에서 신규 제휴 업무 모델을 계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프레시 매니저는 최근 유행하는 무인 점포에도 자연스럽게 발을 디뎠다. 뉴코코3.0에 무인판매 와이파이 시스템이 장착되면서 비대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대문 쇼핑몰 인근처럼 주말 인파가 많은 곳에는 사람 없이 ‘코코’만 덩그러니 놓여있곤 한다.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꺼내고 카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이 있어 이동형 무인판매점 역할을 하고 있다.

황규환 hy 멀티CM 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보다 로컬 커뮤니티가 소비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로컬 커뮤니티가 가진 장점에 배송 서비스가 결합되면 관련 시장은 더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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