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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총선 뒤흔든 최대 변수? “기후변화, 코로나”…녹색당 약진
2004~2014년 여론조사서 독일 핵심 의제는 실업 문제
2014~2019년 사이엔 불법 이민자 급증으로 ‘불법 이민’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녹색당이 약진해 제3당으로 부상해 향후 집권당 연정 구성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진에서 녹색당 공동 대표인 아날레나 배르보크(왼쪽)와 로베르트 하베크가 이날 선거 출구 조사 발표 뒤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앞질러 16년 만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선거의 핵심 의제가 ‘기후 변화’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녹색당이 이번 선거에서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제3당으로 올라선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녹색당은 향후 독일 집권당을 결정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거머쥐었다.

다니엘 프로인트 유럽연합(EU) 녹색당 의원은 26일(현지시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은 기후 변화 총선으로서 녹색당으로서는 큰 승리”라며 “석탄 발전을 조기에 폐쇄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은 최근 독일 현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독일 여론조사기관 포어슝스그루페 바렌(Forschungsgruppe Wahlen)에 따르면 최근 들어 독일이 직면한 12가지 의제 가운데 기후 변화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지목됐다.

기후 변화를 지목한 응답자는 43%에 달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38%)이 뒤를 이었다. 그밖에 불법 이민·연금·불평등 등이 거론됐다.

이 기관 조사에서 2004∼2014년까지는 실업 문제가 핵심 의제였으며, 2014∼2019년 사이에는 중동·아프리카에서 독일로 130만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온 사회상을 반영해 불법 이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후 지난 7월 독일에서 홍수가 발생해 180명 넘게 사망하면서 환경과 기후 변화 문제가 독일 사회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정치 진영을 초월해 각종 정책 발표와 연설에서 ‘기후’라는 단어 사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녹색당은 2035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을 퇴출하겠다며 정당들 중 기후 변화 관련 가장 강력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등 주요 정당이 탄소배출권 거래나 재생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둔 것과 다른 차원의 접근으로 차별화했다.

녹색당은 2009년 총선에서 10% 남짓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한때 지지율이 28%까지 오를 정도로 약진했다.

녹색당이 사민당 또는 기민·기사당 연합과 연정을 구성해 집권할 경우, 기후 변화는 향후 독일 정부의 핵심 의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한 여론을 고려할 때 녹색당이 차기 집권당 구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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