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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형 집행 재개할 것”…탈레반, ‘엄중 형벌’ 부활 예고
90년대 ‘가혹 통치’ 부활하나…공개 처벌 가능성 시사
전직 탈레반 관료 “내각 공개 처벌 시행 여부 검토중”
긍정적 여론도 존재…시민 “덕분에 치안 좋아져”
물라 누루딘 투라비 전직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법무부 장관이자 ‘도덕 경찰’청장. 그는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이 엄격한 형벌을 부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집권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전직 관료는 아프간 내 사형 집행·공개 형벌·손 절단과 같은 강경한 처벌 방식을 다시 수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3일(현지시간) 물라 누루딘 투라비 전직 탈레반 법무부 장관이자 ‘도덕 경찰(권선징악부)’청장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이슬람법을 엄격하게 따를 것이고 90년대에 강행했던 처벌이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라비는 현재 새로운 탈레반 정부에서 감옥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1996년 처음 아프간 정권을 탈취했을 때 구타와 구금, 사형은 흔한 일이었다. 당시 처형은 단 한 발의 총격으로 이루어졌고 유죄 판결을 받은 도둑의 손을 절단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가혹한 통치를 향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투라비는 인터뷰에서 “아프간 법은 이슬람 코란(이슬람교의 경전)을 기초로 할 것이고 안보를 위해 손을 베는 것과 같은 처벌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라비는 90년대 탈레반 집권 시절을 찬양하며 “아프간 곳곳의 치안을 완벽하게 책임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탈레반이 꾸린 내각은 공개 처벌 시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관련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과거의 형벌 방식을 일부 부활시키기도 했다.

탈레반 측은 지난주 최소 2회 이상 손이 묶인 아프간 남성을 픽업트럭에 매달아 길을 활보하며 공개 망신을 줬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투라비는 “우리는 과거의 탈레반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시민이 텔레비전과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할 것이며, 공개 형벌을 할 경우 이를 찍어 올려 추가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레반의 가혹한 형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론도 있다.

자신의 이름을 ‘아만’이라고 밝힌 카불 시내의 한 가게 주인은 “공개 형벌을 보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내가 저렇게 돼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기 때문에 범죄율이 자연스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상점 주인도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지만, 덕분에 카불 시내가 안전해져 밤까지 가게를 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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